"야콥손은 우리를 위해 1300개의 비디오 클립을 가져왔고, 그걸 20분으로 압축해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전 승리 후 밝힌 소감이다. 스웨덴이 한국의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 스카우트 야콥슨을 스파이처럼 파견했었다.
스웨덴은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중반까지 0-0을 유지하던 양 팀의 승부는 이번 대회 처음 도입한 비디오판독시스템(VAR)에 의해 가려졌다. 후반 18분경 페널티박스 내 왼쪽 구역을 지키던 측면 수비수 김민우(상주)가 스웨덴 빅토르 클라에손(크라스노다르)의 볼을 빼앗기 위해 태클을 하다 파울을 범했다.
주심은 정당한 수비 동작으로 판정했지만, VAR 시스템이 김민우의 파울을 짚어냈다. 2분 뒤 키커로 나선 스웨덴 주장 그란크비스트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안데르손 감독은 "우리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장면은 VAR을 활용할 필요도 없는 장면이라 생각했지만, VAR이 도움을 받은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당장 독일전이 앞에 다가왔기 때문에 멕시코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독일이 먼저다.”
-한국전에 대해 총평한다면. 인내심이 필요한 경기였는데.
“초반 10분 동안은 우리 진영 쪽에서 경기가 이뤄졌다. 이후 얀손이 경기를 잘 풀어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 흐름을 끌어갈 수 있었다. 피지컬을 앞세웠고, 측면에서 크로스도 많이 올렸다. 세트피스 기회도 많이 잡았다. 부담스러웠던 것은 전반에 0-0이었다는 것이다. 후반에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기가 쉽지 않아서 걱정을 했는데, 몇 번의 슈팅이 나왔고 페널티킥도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VAR에 대해 의심했던 상황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제 역할을 했다. 그란크비스트가 페널티킥을 하기 전까지 약간의 시간이 흘렀는데, VAR이 제 역할을 하는 시간이었다. 후반에는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수비적으로 많이 물러섰다. 가끔씩 기회도 있었지만 우리가 원한대로, 우리 목표대로 경기가 풀렸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치른 그라운드와 팬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경기장은 아주 훌륭했다. 스웨덴 팬들이 많이 와줘서 기뻤다. 그 기대에 부응했기 때문에 더욱 만족스럽다. 우리가 원한대로 경기가 풀린 건 좋았지만 골을 넣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승리했지만 골은 넣지 못했다. 오늘 출전하지 못한 린델로프의 상태는.
“어제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점심 때부터 컨디션이 악화돼 숙소 호텔에서 회복하도록 지시했다. 베리는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골을 넣을 것이다. 오늘 세 번의 기회를 놓쳤지만 다음에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경기를 치르는 내내 우리가 실점이 없었고 흐름을 컨트롤했다고 생각한다.”
-토요일에 독일과의 경기가 있다. 오늘 이겼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될 거라 생각하나.
“독일을 상대하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준비하겠다.”
-역습을 많이 허용했는데.
“골 찬스를 놓친 뒤에 빨리 우리 지역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했다. 상대에게 역습을 많이 내준 것은 아쉬웠지만, 측면에서 위험지역으로 올리는 직각패스보다는 사선 방향으로 올리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다.”
-독일이 어제 멕시코에게 진 게 어떤 의미가 있었나.
“어제 독일이 지면서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나는 그렇게 분석하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이겨서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한국 감독이 등번호를 바꾸면서 혼란을 일으키려고 했는데.
“우리를 혼란시키려고 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야콥손은 우리를 위해 1300개의 비디오 클립을 가져왔고, 그걸 20분으로 압축해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VAR이 경기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줬나.
“우리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장면은 VAR을 활용할 필요도 없는 장면이라 생각했지만, VAR이 도움을 받은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포르스베리의 컨디션은.
“우리가 토요일에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나흘의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휴식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누구였나.
“골키퍼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어제 기자회견과 오늘 어떤 차이가 있나.
“승점 3점을 가져왔는데 더 할 말이 있을까.”
니즈니노브고로드=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