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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외국인에 허약해 보일 우려있다" 국제 펜 회장, 지나친 환대 꼬집어|서울 국제연극제 참가한 일 단장 소련대사 지낸 외교관 출신 거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울국제연극제 외국참가 팀 중 가장 대규모인 79명의 참가자를 이끌고 온 일본 가부키 단장「카토리·야수에」씨(67)는 현재 일본국제교류기금 이사장이며 소련대사를 지낸 외교가의 거물급 인사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대사관측은 김대중 평민당 총재에게 가부키 관람을 간곡히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총재는 4일 낮 공연에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모습을 보여 주목.
이를 두고 국내연극 관계자들은『가부키가 움직이면 일본외교 가가 움직인다』는 통설이 사실인 모양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일 가부키 회견 장에 일 보도진 대거 몰려>
○…2일 오후 5시 국립극장 대 극장에서 가진 일본 가부키 기자회견 장에는 NHK·후지TV·NTV·일본 경제신문 등 일본측 보도진들이 대거 몰려들어 국내보도진 수와 거의 맞먹을 정도.
이들은 국내보도진의 취재광경을 카메라에 담는 등「가부키의 한국상륙」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기자회견에 이어 오후 6시부터 시작된『가나데혼 추신구라』드레스 리허설 도중 리허설 중단을 알리는 장내 방송이 흘러나와 보도진들이 긴장.
알고 보니 서울예전 학생들이 대거 관객으로 참석한 것이 가부키 측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 때문이었는데 퇴장 명령에 이어 이들에게 나누어주었던 가부키프로그램마저도 회수하여 『해도 너무 한다』는 비난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가부키 프로그램은 당초 일본측에서 5회 공연 입장객에게 무료로 나누어주기 위해 2만 부를 제작한 것으로, 5회 공연 총 입장객수가 7천4백70명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

<대물림 출신 배우 많아>
○‥일본 가부키 배우들이 대물림을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이번 내한공연에도 이 같은 대물림 출신의 배우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가장 오랜 경력의 소유자로는「이치무라·우자에몬」씨(72)로 17대 물림이라고·
무대경력 66년의「이치무라」씨는 기품 있는 남자 역의 제1인자로 꼽힌다. 이 외에도「반도·히코사부로」씨(45)가 8대,「오노에·비이코」씨가 7대,「사와무라·타노스케」씨(56)는 6대물림의 배우들이다.

<내년에 국제 펜에 가입 소「카르포프」단장 밝혀>
○…소련의 작가동맹 제1서기인「블라디게르·카르포프」단장은 서울 국제 펜 대회 폐회식에서『소련은 어떤 경우에라도 국제 펜에 가입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카르포프」단장은『귀국하면 집행위원회를 소집, 훌륭한 작가가 망라되고 다민족을 모두 포괄하는 펜 본부를 결성한 뒤 펜 헌장을 준수하는 절차를 밟아 내년 대회에서 정식가입 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서울올림픽을 얼마 앞두고 열린 이번 국제 펜 대회는 여러 가지로 의미심장한 대회』라며『모든 국민이 단합해서 좋은 결실을 맺기 바란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악제 프로그램 등 미흡>
○…1일 개막된 대한민국 국악제(한국방송공사주최)는 약6백 석의 객석 중 1백여 석이 텅 비는가 하면 미흡한 프로그램 구성 등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전통 궁중무용 가운데『선유락』과 함께 가장 규모가 큰『학련화강 처용무 합설』을 60평 크기도 채 안 되는 국립국악원 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바람에『단칸방에서 10여명의 가족들이 붐비는 형상』이라는 평.

<펜 참가 중국 작가단에 정-재계 면담요청 쇄도>
○…서울 국제 펜 대회 참가 차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 작가단은 한국의 정계·재계의 실력자들로부터 수많은 면담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
이 같은 현상은 이들이 중국을 대표하는 거물인 탓도 있지만 양국간에 공식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이들과의 접촉은 대 중국교류의 훌륭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

<이선념 사위「료아조우」전화 한통화로 집 찾아>
○‥중국 전 국가주석 이선념의 사위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료아조우」(유아주)는 3일 혼자 시내관광을 즐기다가 전화 한 통화로 허세욱 고려대 교수 집을 찾아오는「수완」을 보여 화제.
올해 36세인 그는 70대 원로들에게도 자기의견을 당당히 얘기하는 활달한 모습을 보였는가 하면 서울올림픽마크가 그려진 요란한 반 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등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이기도. 술을 전혀 못한다는 그는 이날저녁 식사도중 허 교수가『한국 술을 안 마시면 한국에 안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강권하자 한잔 가득 담긴 마주앙을 거뜬히 마셔 한바탕 웃음.

<남대문시장 돌아봐>
○‥3일 낮 남대문시장을 쇼핑한 중국 작가단은『북경의 전통시장과 유사하나 질 좋은 상품이 많은 것 같다』고 피력.
통역담당인「료시민」(유신민)은『산더미같이 쌓인 물건에 불이 날까 걱정스러웠으며 사람이 너무 많아 더웠다』고 말하기도.

< "외국인에 허약해 보일 우려있다" 국제 펜 회장, 지나친 환대 꼬집어>
○‥「프란시스·킹」국제펜클럽회장이 2일 폐막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인들의 지나친 환대와 관련,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해 화제.
「킹」회장은 이날『한국인들이 매우 친절하게 대해 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외국인들을 지나치게 환대하는 것은 허약하게 보일 수도 있으므로 너무 환대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충고.

<내년 국제 펜 대회에 시인 김지하씨 초청>
○…시인 김지하씨가 내년에 열리는 제53차 캐나다 국제 펜 대회 명예초대손님으로 초청됐다.
서울 국제 펜 대회에 참가한 캐나다 작가단장「그레이엄·깁슨」씨는 항공료와 체재비 일체부담을 약속했고, 김씨도 건강이 허락하면 참석하겠다고 수락했다.

<"행사일정 너무 무리" 외국 참가자들 불평>
○…서울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주최 서울국제연극 토론회에 참가하는 세계 연극인들은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정한모 문공부장관 주최 환영리셉션(지난달 31일 오후 9시30분)에 맞추느라 국립창극단의『배비장전』공연을 보다말고 일어서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마사·쿠아니에」ITI국제본부 위원장은『「판소리」라는 한국 전통극의 양식을 처음 대했는데 매우 즐겁게 보았다』면서『그러나 끝까지 보지 못해 전체적인 양식을 이해하는데는 미흡했다』고 아쉬움을 토로.
「부조리 연극」으로 잘 알려진 연극학자「마틴·에슬린」교수(미 스탠퍼드대)는『한국적 뮤지컬로 무척 재미있는 연극이었으며 흥미를 느낀다』고 말하고『오스트리아 빈 지방에서 하는 민속극과 몹시 유사해 놀랐다』고.
대부분 이날 서울에 도#착한 외국 참가자들은 한결같이『20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온데다, 행사가 계속돼 너무 피곤하다』면서 주최측의 무리한 일정에 불만을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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