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교통사고 잦다|대로 막히자 차도로 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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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차량의 폭발적 증가로 차도교통정체가 심해지자 택시·승용차들이 시간단축을 위해 골목길로 밀려드는 바람에 골목길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1일 오전 11시15분쯤 서울 비산4동 910 주택가 5·7m 너비의 골목길에선 이 동네 안선민양(4·여)이 서울7모1772 봉고차(운전사 최승민·24)에 치여 숨지는 등 8월 한달 서울시내 골목길 교통사고는 3백여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아이들을 나가 놀지 못하게 단속하느라 바쁘고 차량소음까지 겹쳐 피해가 크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사고=지난달 20일 오전 8시40분쯤 서울 시흥본동 853의17앞 골목길에서 서울7모4615 1·4t트럭(운전사 조종행·36)이 이 동네 주민 2명을 치어 3주 가량의 상처를 입게 했다.
또 지난달 30일 오후 8시쯤 서울 신정2동 163 골목길에서 경기7너7176 봉고차가 길을 가던 이명직군(18)을 치었으며 이 일대 골목길에선 지난 한달 동안 10여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실태=서울시내 골목길 차량운행이 가장 심한 곳은 신대방동 삼거리에서 성남중학교를 거쳐 대방전철역 쪽·로 빠져 나오는 주택가 골목길과 휘경동 위생병원에서 서울시립대를 거쳐 청량리로 통하는 전농동 골목길, 신정동에서 오목교사거리로 연결되는 신정동119일대주택가 골목길과 강남구청 뒤 해경아파트단지 이면도로 등.
이들 지역은 요즘 들어 하루 1천여 대 이상의 차량들이 마구 몰러 질주하는 바람에 주민들은 아이들 단속에 짜증이 날 정도.
특히 전농동과 신대방동 골목길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중학교를 끼고 있어 보호구역으로 차량통행이 금지되어 있는데도 과속차량이 멋대로 다녀 큰 위험을 안고있다.
◇원인=골목길 차량통행의 가장 큰 원인은 도로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자동차의 폭발적 증가 때문.
자동차수는 매년 12·3%씩 증가하는데 비해 도로율은 0·2∼0·3%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말 현재 서울시내 자동차수는 70여만 대로 도로율은 17·24%.
또 도로와 관련된 대형공사, 잦은 보수공사, 올림픽환경정비 작업등도 골목길 우회 통과를 부채질하고 있다.
◇소음피해=전농2동에 사는 오영난씨(55·여)는『작년부터 갑자기 골목길이 차도가 되어버렸다』며『어린 손자들이 함부로 밖에 나가 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하루일과』라고 말했다.
서울 신사동에 사는 정숙희씨(39·주부·H아파트317동)는『아파트 앞 골목길 차량통행 때문에 나다니기 힘들 지경』이라며『하루종일 차량소음에 시달려 신경쇠약이 된 것 같다』 며 대책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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