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령이 사령부 차량 쓸 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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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앙 경제 신문 오홍근 사회 부장 피습 사건에 동원된 차량 가운데 1대가 정보 사령부 소속으로 밝혀지자 주범으로 발표된 예하 부대 소속 박철수 소령이 본부 차량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군이 정보사령부 소속인 3406호 승용차를 예하 부대 소속 박 소령이 멋대로 이용할 수 있었으며 차량의 운행일지가 후에 변조됐다고 밝혀냈으면서도 어떤 경로를 통해 변조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발표를 하지 않아 사령부나 박 소령 이상의 상금자가 조직적으로 이번 사건을 계획했거나 사후에 은폐-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목격자 아파트 경비원 이명식씨는 사건 당일인 6일 오전 6시 아파트에 세워져 있는 3406호 포니 2 승용차를 보고 수상히 여겨 50교 거리까지 다가가 차번호를 적었으며 이때 차안에는 2명이 타고 있었고 50m쯤 떨어진 언덕에서 또 다른 2명이 오 부장 아파트 쪽을 감시하고 있었는데도 군 수사 당국은 이들이 범행 후 6873호 엑셀을 타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다른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 장소에서 3백m떨어진 대호 주유소 옆 골목에도 엷은 쑥색 마크V 1대가 시동을 켠 채 대기하고 있다가 범인으로 보이는 3명이 뛰어와 타고 달아났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사건 현장에는 최소한 3대 가량의 차량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만일 이같은 목격자들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범인들은 최소한 이들 4명 이외에 2명이상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특히 피해자 오 부장이 『월간 중앙』 4월호에 기사를 쓴 이후 10여차례 협박 전화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지적, 박 소령이 7월24일 오 부장의 기사를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면 그동안의 협박 전화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아 적어도 이번 사건은 박 소령이상의 상급자가 관련돼 그동안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했으며 박 소령은 일개 행동 대원에 불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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