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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서 ‘족보있는’ 백두산 호랑이 4마리 동시 탄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백두산 호랑이’는 남한에선 멸종됐다. 1921년 경북 경주시 대덕산에서 사살된 것이 마지막 공식 기록이다. ‘시베리아 호랑이’로도 불리는 백두산 호랑이는 러시아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 지역, 북한 등지에 440여 마리만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다.

23년 만에 태어난 아기코끼리 이름은 ‘코리’

이처럼 세계에서 보기 드문 백두산 호랑이 4마리가 국내에서 한꺼번에 탄생했다. 지난달 2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동물원(이하 서울동물원) 맹수사에서다.

지난달 2일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백두산 새끼 호랑이 4마리와 어미 호랑이 펜자. [사진 서울대공원]

지난달 2일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백두산 새끼 호랑이 4마리와 어미 호랑이 펜자. [사진 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은 8일 2013년 이후 5년 만에 백두산 호랑이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어경연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호랑이는 보통 한 번에 새끼 2~3마리 정도를 낳는다. 4마리가 동시에 태어난 것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다”고 말했다. 이로써 서울동물원에는 백두산 호랑이가 25마리가 됐다. 백두산 호랑이는 육중한 체구, 둥근 머리, 작고 동그란 귀가 특징이다.

새끼 호랑이 4마리의 부모는 조셉(8·수컷)과 펜자(9·암컷)다. 두 마리 모두 국제적으로 공인된 시베리아 호랑이 순수혈통이다. 호랑이의 혈통은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가 지정한 독일 라이프치히 동물원에서 관리한다. 조셉과 펜자 모두 이 동물원에서 유전자 분석과 조상을 추적하는 과정을 거쳐 ‘혈통서’에 등록돼 있다. ‘아빠’ 조셉은 지난해 체코에서, ‘엄마’ 펜자는 2016년 러시아에서 한국에 왔다. 서울동물원은 이번에 태어난 새끼 호랑이 4마리도 이 혈통서에 등록할 예정이다.

펜자는 이번이 세 번째 출산이다. 역시 서울동물원에 있는 로스토프(9)와의 사이에서 두 번의 출산을 통해 5마리를 낳았다. 암컷 호랑이의 임신 기간은 보통 110일 전후다.

새끼 호랑이 4마리의 성별은 아직 알 수 없다. 태어난 지 한 달여가 지나 어미젖을 먹고 있어서다. 김영섭 서울동물원 동물복지1과장은 “어미젖을 먹는 시기에 사람이 새끼 호랑이의 성별을 확인하려고 하면 어미 호랑이가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면서 “태어난 지 1년쯤 지나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끼 호랑이들은 현재 걸음마를 배우고 있다. 서울동물원은 이들 호랑이가 어미젖을 뗄 내년 초쯤 시민들 앞에 공개할 예정이다. ‘엄마’ 펜자는 ‘산후 조리’ 중이다. 평소 소고기·닭고기 등으로 구성된 하루 3~4kg 먹이량을 출산 후 5~6kg으로 늘렸다. 김영섭 과장은 “펜자에게 비타민·철분 등 영양제를 공급하고, 24시간 CCTV로 관찰하면서 보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란 이름을 갖게 된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아기 코끼리.[사진 서울어린이대공원]

'코리'란 이름을 갖게 된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아기 코끼리.[사진 서울어린이대공원]

한편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23년 만인 올 1월 태어난 아기코끼리의 이름은 ‘코리’로 정해졌다. 지난달 시민 대상 공모를 통해 접수된 1380건의 이름 중에서 낙점됐다. 유정호 서울어린이대공원 운영팀장은 “코끼리를 줄여 부르는 말이 정겹고 귀엽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코리의 부모는 2010년 캄보디아에서 온 캄돌이(28·수컷)와 캄순이(34·암컷)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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