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교수들 "광명 새 병원 추진, 지저분한 부동산 돈 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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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병원. [사진 중앙대병원 페이스북]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병원. [사진 중앙대병원 페이스북]

중앙대병원 교수들이 경기도 광명시에 추진 중인 새 병원 건립 계획에 대해 비판하며 의료원장의 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앙대병원 교수협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재단에 아부하며 10년 가까이 연임한 김성덕 의료원장이 어떠한 공론화 과정도 없이 새 병원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새 병원 건립이 금융업자·정치인·건설사·부동산업자 등의 필요 때문에 돈의 논리로 지어지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새 병원 건립 계획에서 환자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한다는 병원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채수안 중앙대병원 교수협의회장은 “우리가 진정 원하는 병원은 환자들에게 대학병원다운 최선의 진료를 시행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급의 병원이다. 하지만 지저분한 부동산 돈 놀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고, 거기에 끼워 맞춘 병원이 되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 제기에도 병원은 각 과의 중견급 교수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본인들에게 반대 의견을 내기 어려운 젊은 교수들로 구성된 회의체를 만들어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병원 교수협은 김성덕 의료원장과 이철희 새병원건립추진단장의 퇴임도 요구했다. 교수협은 “김성덕 의료원장은 재단에 아부하며 10년 가까이 중앙대 의과대와 의료원을 황폐하게 한 장본인”이라며 “김 의료원장이 학연에 얽매인 인사 정책을 펼치고 재단에 잘 보이기 위한 근시안적인 정책만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대와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김 의료원장의 대학·고교 후배인 이철희 새병원건립추진단장이 교수들의 반대에도 단장에 임명됐다. 학연으로 졸속 내정된 이 단장은 김 원장과 함께 퇴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대병원 교수협은 지난 1월 투표를 통해 김 의료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정을 내렸다.

방효원 중앙대 교수협의회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중앙대 본관 앞에서 김창수 총장 연임 반대 항의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효원 중앙대 교수협의회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중앙대 본관 앞에서 김창수 총장 연임 반대 항의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대 교수협도 새 병원 건립 추진 등에 반대하고 있다. 중앙대 교수협은 지난해 12월 김창수 총장에 대한 투표를 통해 불신임 결정을 내렸다. 소속 교수들이 대학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방효원 교수협의회장이 삭발 투쟁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엄청난 규모의 건축 부채를 만드는 새 병원 추진이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 재단인 두산에 아부하고 학교의 발전에 관심이 없는 김 총장과 관련자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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