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88은 우리의 황금들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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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모스크바 UPI=연합】소련의 올림픽선수단은 올 가을 서울올림픽의 황금들판에서 금메달을 주워담기만 하면 된다는 충만한 자신감속에 대회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캘거리 동계올림픽 때 소련 국내외 언론들은 소련선수단에 대해 한결같이 이제는 한물간 메달기계라는 비관적 평가를 내렸으나 소련선수단은 정작 대회 막이 오르자 아이스하키를 비롯, 전 종목에서 건재를 과시하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었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소련선수단은 표내지 않는 가운데 자신감이 넘쳐흐르고 있으며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소련 스포츠 최고담당부서인 국가스포츠위원회 내부에서도 소련선수들이 서울올림픽에서 역대 어느 대회, 어느 나라 선수단보다 더 압도적인 우세를 보일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있다.
소련선수단은 육상·체조·농구·축구 등에서뿐만 아니라 테니스에서도 막강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소련의 자신감은 극심한 외화부족에 시달리면서도 서울올림픽의 TV중계를 위해 거금 3백만달러를 쏟아 붓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소련 국영TV방송은 총2백 시간에 걸쳐 올림픽을 중계할 예정으로 지난 워싱턴 미소정상회담 때보다 2배 이상 되는 28명의 중계요원을 특파한다.
사실 소련은 동맹국 북한을 의식, 곁으로는 참가신청 마감임박까지도 북한의 공동올림픽 개최주장에 동조하면서 확실한 참가의사표명을 유보했으나 소련체육계는 아무도 이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올림픽대비 훈련이 중단된 적이 없다.
그리고 이제는 그 같은 정치적 수사마저 자취를 감추고 소련언론들은 소련의 완벽한 올림픽준비상태만을 자랑스럽게 보도하고있다.
소련대표선수단 가운데서도 대표되는 것은 장대높이뛰기의 「세르게이·부브카」(25)를 간판으로 한 육상선수단이다.
실내외경기에서 지금까지 거의 20차례나 세계신기록을 기록한 「부브카」는 지난 86년 모스크바우정대회 이후부터 아직까지 약물복용 구설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올 시즌만 해도 세계신기록 제조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남자 높이뛰기의「이고르·파클린」(26)이 유력한 우승후보인데다 여자높이뛰기에서 전세계챔피언「타마라·비코바」가 최근 연습기록에서 금메달에 육박하고 있다.
여자육상에서 가장 확실한 금메달후보는 멀리뛰기의 「갈리나·치스티야코바」이다.
「치스티야코바」는 최근에 세운 7m41cm의 세계기록으로 동독의 맞수「하이케·드렉슬러」와 한판대결을 벼르고 있다.
「미하일·쉬체니코프」는 20km경보에서 세계기록에 4초 못 미치는 1시간19분8초의 기록을 갖고있고 「엘레나·니콜라이예바」는 최근 10km경보에서 43분36초로 자신이 갖고있던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필드 부문에서 투포환의「나탈리아·리소프스카야」는 이번 올림픽에서 도전자가 없는 실정이다.
소련은 체조에서도 남녀 모두 서울올림픽에서 화려한 빛을 발할 것이 틀림없다.
소련은 단체경기 중 농구·테니스·축구 등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농구는 2m10cm의 두 거한 「블라디미르·트카크겐코」와「아르비다스·사보니스」가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유럽에 선전을 무패로 여유 있게 통과했다.
테니스의 경우 남녀 모두 「안드레이·체스노코프」「나탈리아·즈베레바」등 ATP랭킹 20위 이내의 선수들을 주축으로 강력한 팀을 이루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소련 축구팀은 이번 서울올림픽 유럽예선에서도 일찌감치 출전권을 따놓고 훈련을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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