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도 암호화폐로 결제하는 이스라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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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오하드 토포

오하드 토포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라주즈’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차량공유 서비스를 선보였다. 차량의 실시간 운전 기록은 블록체인에 저장되며, 승객은 이 회사에서 만든 암호화폐 ‘주즈’로 대가를 지불하면 된다. 이른바 블록체인판 우버다.

블록체인 기반 사업모델 다양 #보안·금융·의료·물류·게임에 접목 #“한국 IT와 결합 땐 엄청난 시너지”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은 이처럼 보안·금융·의료·물류·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신기술에 접목하려는 시도도 적극적이다. 덕분에 이스라엘에선 지난해에만 75개 이상의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 4억9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성했다.

이스라엘 대사관이 지난 24일 주최한 ‘이스라엘 블록체인 기업 설명회’에서도 여러 이스라엘 기업이 나와 자신들의 서비스와 기술을 소개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대표(한·이스라엘 이노베이션센터 상임 고문 )는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트업이 6000곳이 넘는 기술 강국으로 최근 세계적인 대기업의 많은 투자 관심을 받고 있다”며 “블록체인을 비롯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에서 한국의 혁신과 이스라엘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도파민’은 블록체인으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생태계를 구축한 회사다. 이 회사 유리 예루샬미 최고경영자(CEO)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류하며, 이를 학습하는 모형을 갖춘 완벽한 인공지능 ‘파이프 라인’을 갖춘 회사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몇 곳에 불과하다”며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여러 참여자가 데이터를 공유하고, 역할을 나누고, 다양한 요소를 연결하며, 자신이 기여한 만큼 보상받는 식으로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진크’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을 선보였다. 대니얼 트래텀버그 창업자는 “광고주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노출하고,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한 대가로 암호화폐를 받는 식”이라며 “광고 중개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오르브스’의 우리엘 플레드 창업자는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등 사용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며 “각 회사의 사업적 니즈에 부합하는 맞춤형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젤루리다’의 리오 야피 CEO는 “암호화폐 상당수는 컴퓨터 채굴에 따른 막대한 전력 에너지 낭비와 거래 수수료 문제다”며 “암호화폐 ‘아도르’의 경우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가 필요 없어 에너지 사용을 줄이며, 일반 사용자(엔드유저)는 거래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라고 소개했다.

오하드 대표는 “이노베이션센터는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이스라엘 기업과의 파트너십 기회를 찾고 혁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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