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속앓는 분양시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대구 청약시장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구 외곽은 물론이고 인기주거지역으로 꼽히는 수성구에서도 초기계약률(순위내 청약자를 대상으로 한 계약률)이 10%를 넘지 못하는 악성 프로젝트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수성구 범어동에서만 4000가구가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등 워낙 많은 물량이 공급된 탓도 있지만 3.30부동산대책 이후 싸늘하게 식어버린 구매심리와 주변시세를 훨씬 웃도는 고분양가 영향이 더 크다.

지난달 중순 현대산업개발이 수성구 파동에서 분양했던 수성아이파크(370가구)의 경우 계약 첫날 단 한 명만이 계약서를 쓰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졌다. 수성아이파크는 현대산업개발이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대구지역에 처음 진출한 사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래도 지금은 계약률이 10%가량 된다"며 "대구 청약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계약을 이끌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입지여건에 비해 비싼 분양가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아이파크의 평당 분양가는 750만~920만원으로 파동 일대 기존 아파트 평당 시세 380만~400만원의 두 배다.

지난달 이수건설이 수성구 범어동에서 분양한 브라운스톤수성 주상복합(148가구) 역시 초기계약률이 10%를 조금 웃돌 정도로 바닥이다. 48~58평형 분양가가 평당 1200만원을 넘어 실수요자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게 단점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하반기 대구 범어동에서 분양된 삼성래미안.월드메르디앙.두산위브더제니스.동일하이빌.우방유쉘 등도 아직까지 집주인 찾기에 한창이다.

수성구 나이스 부동산 최상배 사장은 "각종 대책으로 투자수요가 싹 사라진데다 분양가도 너무 높아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