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파라오' 살라, 부상으로 월드컵 불투명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부상을 당한 리버풀 공격수 살라(오른쪽).[EPA=연합뉴스]

‘골 넣는 파라오’ 이집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26·리버풀)가 불의의 부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잉글랜드 리버풀 공격수 살라는 27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NSC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과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다쳤다. 전반 26분 세르히오 라모스와 볼경합 과정에서 넘어져 왼쪽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살라는 다시 그라운드에 나섰지만 5분 뒤 어깨를 붙잡고 쓰러져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결국 살라는 전반 31분 눈물을 흘리며 교체아웃됐다. 리버풀은 살라의 공백을 느끼며 1-3으로 졌다.

리버풀 공격수 살라가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경기 후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살라의 어깨 부상은 심각하다.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있는데, 쇄골이나 어깨뼈 부상 같다.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살라가 어깨가 탈구됐을 경우 월드컵 출전이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이집트축구협회는 “리버풀 의료팀을 통해 정보를 받았다. 살라의 월드컵 출전은 긍정적”이라고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선두 리버풀 공격수 살라. 이집트 출신인 그는 SNS에 피라미드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살라 인스타그램]

살라는 이집트에서 ‘골 넣는 파라오’라 불린다. 고대 이집트 최고 통치자처럼 그라운드에서 절대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뜻이다. 살라는 이집트를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다. 이집트는 지역 예선에서 5골-2도움을 기록한 살라 덕분에 콩고, 가나 등을 제쳤다. 살라는 올 시즌 리버풀에서 44골을 몰아쳤다.

월드컵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살라는 부상이 심각할 경우 러시아행 꿈을 접을 수도 있다. 살라가 빠질 경우 이집트의 전력약화는 불가피하다. 이집트 마르완 아메드 기자는 “이집트 역사상 최고 선수인 살라의 월드컵 출전에 영향이 없길 바란다. 모든 이집트인이 살라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