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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 난민 복서 길태산, 27일 신인왕 도전

중앙일보

입력

길태산

길태산

'카메룬 난민 복서' 길태산(31·본명 장 두란델 에투빌)이 신인왕 등극에 도전한다.

배틀로얄 수퍼미들급 결승에서 이규현과 격돌 #신기원-김신용은 복싱M 한국타이틀 놓고 대결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이 개최하는 한국 복싱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 결승전이 27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배틀로얄'은 복싱M이 개최하는 신인왕전 격의 대회다.

총 8체급 우승자가 가려지는 결승전 중 눈에 띄는 경기는 길태산(천안 돌주먹)과 이규현(24·수원 태풍)의 수퍼미들급(76.20㎏) 경기다. 길태산은 카메룬 출신으로 지난해 수퍼웰터급(69.85㎏) 한국챔피언이 된 이흑산(본명 압둘레이 아싼)과 함께 카메룬 군에서 복싱을 했다.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가혹행위까지 당했던 길태산과 이흑산은 2015년 10월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출전을 앞두고 무작정 숙소를 이탈했다.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가 난민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에투빌은 2016년 11월 국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프로복서의 꿈을 키웠다.

이흑산(왼쪽 둘째)과 길태산(오른쪽 둘째). [사진 복싱매니지먼트]

이흑산(왼쪽 둘째)과 길태산(오른쪽 둘째). [사진 복싱매니지먼트]

하지만 체류연장 허가 신청서를 늦게 제출해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돼 강제 추방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에투빌은 이흑산과 법무법인 APIL의 도움을 받아 10개월 만에 난민 자격을 얻었다. 좋은 후원자를 만난 길태산은 천안 돌주먹체육관 최준규(36) 관장의 지도로 프로 무대에 복귀했다. 후원자의 성 ‘길’씨에 클 태(泰), 뫼 산(山) 자를 붙여 ‘길태산’이란 한국 이름도 지었다. 길태산은 한국권투위원회 신인왕전 우승자와 전국체전 은메달리스트를 차례로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길태산의 상대인 이규현은 만만치 않은 선수다. 길태산은 원래 미들급이지만 출전자가 많지 않아 수퍼미들급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규현은 원래 체급이 수퍼미들급이라 키가 9㎝ 더 크다. 프로 전적은 4전 2승1무1패지만 배틀로얄에 참가하면서 기량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다른 외국인 복서 바트 조릭(26·몽골·제주K짐)은 웰터급(66.68㎏) 결승에서 권무순(27·서초)과 대결한다. 제주대 한국어학당에서 유학 중인 조릭은 힘있는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헤비급(90.72㎏ 이상) 결승에 오른 미군 아론 싱글턴(25·빅뱅)은 오른손 부상으로 기권해 이성민(28·프라임)이 부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수퍼플라이급(52.16㎏)에서는 사우스포 기대주 장민(18·장현신도)이 다부진 동갑내기 정재원(18·더파이팅복싱짐)이 맞붙는다. 장민은 1m77㎝의 큰 신장을 앞세워 6전 4승(1KO) 2무를 기록한 유망주다. 수퍼페더급(58.97㎏)은 5전 5승(2KO)의 서로준(20·스타복싱클럽)과 부사관 출신 이동관(26·더파이팅복싱짐)이 맞붙는다. 수퍼웰터급(69.85㎏)에선 김우승(24·복싱메카)과 양세열(22·장현신도), 수퍼라이트급(63.5㎏)에선 손호성(18·서초)과 김진수(22·안산제일)가 대결한다.

배틀로얄 우승자들은 오는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한일 교류전에 우선적으로 출전하게 된다. 이어 두 번째 대회 우승자는 내년 4월 일본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2차 한일 교류전에 나선다. 복싱M과 일본 JBC(일본복싱커미션)는 지난 4월 한·일 양국을 오가는 정기 교류전 계약을 체결했다.

복싱M 한국 웰터급 타이틀매치도 함께 벌어진다. 정마루(31)가 WBA 아시아 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반납한 타이틀을 놓고 신기원(26·수원태풍)과 김신용(38·마블복싱스퀘어)이 싸운다. 4시30분부터 오픈경기 7경기(4라운드)가 열리며 6시 50분부터 한국타이틀매치와 배틀로얄 결승 경기가 차례로 SPOTV를 통해 생중계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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