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해썹 표시, 벽면엔 곰팡이 가득…축산물 업체 9곳 들통

해썹 인증을 받지 않았는데도 허위로 표시한 경기도 하남시의 축산물 가공 업체. [사진 식약처]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D업체는 양념육(절단육) 제품을 제조해서 판매한다. 이 업체는 안전관리작업장 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제품 포장에는 ‘HACCP’(해썹ㆍ안전관리인증작업장)을 허위로 표시해서 팔았다. 해썹 표시를 붙이면 소비자들의 신뢰감이 높아진다는 걸 악용한 것이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불시 점검에서 이러한 거짓 행위가 들통이 났다.

경기도 김포시의 Y업체는 양념육(매운염지닭)을 만들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 ‘칙카이트리’(복합조미식품)를 썼다.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를 즉시 폐기해야 했지만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결국 식약처 점검에서 적발돼 해당 제품 0.68kg을 현장에서 폐기해야 했다.

식약처는 21일 이들처럼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쓰거나 허위로 해썹 표시를 한 축산물 가공 업체 9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행정처분을 받은 적 있는 축산물 가공 업체 19곳을 대상으로 4~5월 특별점검한 결과다. 잘못을 저질러서 행정처분을 받았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곳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의미다. 이번에 또 적발된 9곳에는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가 이뤄졌다.

기름때가 가득한 환풍기, 곰팡이가 번진 벽면 등 위생 상태 불량이 적발된 경기도 부천시의 축산물 가공 업체. [사진 식약처]

위반 내용별로는 자가품질검사 미실시가 3곳으로 가장 많았다. 해썹 허위 표시ㆍ원료수불서류 미작성이 각 2곳, 유통기한 경과 제품 사용ㆍ위생 관리 기준 위반이 각 1곳이었다. 경기도 부천시의 M업체는 족발 제품을 만드는 작업장 내 환풍기 등에 기름때가 시커멓게 끼고, 벽면에는 곰팡이가 발생하는 등 청결 상태가 매우 불량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고의ㆍ상습적으로 법령을 위반하는 업체를 막기 위해 현장 감시를 강화하고 특별단속을 꾸준히 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이 식품 관련 불법 행위를 목격하거나 불량식품으로 의심되는 제품을 봤다면 불량식품 신고 전화(☏1399)나 민원 상담 전화(☏110)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