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향기 싱그런 커피전문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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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빙 영향으로 커피전문점도 변신하고 있다. 고급 에스프레소 커피만 판매하는 게 아니다. 다양한 차도 개발해 내놓고 있다. 커피 대신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에서 녹차 매출이 늘고 있다. 전문인 에스프레소 커피 대신 요즘 차 메뉴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추세이기 때문이다. 웰빙 붐 영향이다.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그래서 다양한 차 메뉴를 개발해 내놓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와 우유를 혼합한 라떼 메뉴가 주종이었으나 최근 차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잎차(Full Leaf Tea)’ 메뉴도 속속 내놓고 있다. 녹차 메뉴는 기본이고 홍차·허브차·우롱차 등도 마련해 두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7% 정도에서 지난해 10%쯤으로 올랐다. 올해는 15% 정도로 껑충 뛸 것으로 업계는 점친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를 즐기지 않는 고객도 요즘은 약속장소로 커피전문점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커피를 즐기던 고객이 차를 주문하는 횟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1월 ‘그린 티 라떼’를 출시했다. 출시 20일 만에 10만 잔이 넘게 팔렸다. 이 회사의 인기메뉴인 카페라떼와 카라멜 마키아또 등과 함께 베스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그린 티 라떼는 한국에서 기획하고 미국 본사에서 개발해 세계 시장 중 처음으로 한국에 출시됐다. 한국 시장 반응이 좋아 지난 2월에는 일본에도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린 티 라떼를 포함해 라떼 메뉴 2가지, 얼 그레이, 민트, 차이 등 잎차 메뉴 4가지도 판매하고 있다.

자바씨티는 지난 1월부터 서울 청담점과 테헤란점에서 에스프레소 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찻잎을 에스프레소 커피와 같이 높은 압력을 가해 만드는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찻잎을 뜨거운 물에 5분 정도 우려내는 방식이었지만 에스프레소 티는 짧은 시간에 높은 압력과 온도로 차를 추출한다. 때문에 차 본연의 풍부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프레소 티로는 홍차·녹차·허브차를 주원료로 10가지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홍차는 차이나블랙, 얼 그레이, 망고 등의 메뉴가 있다. 녹차 메뉴는 민트그린·영하이슨 등이다. 허브차는 레드티·애플시나몬 등의 메뉴를 내놨다.

이 회사는 우려낸 에스프레소 티에 우유를 섞어 마시는 티 라떼 메뉴도 개발해 내놓고 있다. 망고 티 라떼, 민트 티 라떼 등 6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맛과 향이 뛰어난 에스프레소 티 출시를 계기로 웰빙 푸트 카페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추후 다양한 차 메뉴를 모든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커피빈은 무려 25가지의 잎차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녹차와 홍차 외에 레론 카모마일, 진생 테퍼민트, 캐러멜 루이티 등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허브차를 준비해 놓고 있다. 커피전문점이지만 메뉴가 다양해 차 마니아들도 즐겨 찾는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블랙 홍차 계열인 얼 그레이, 트로피컬 패션, 포모사 우롱 등도 인기 메뉴다.

이 회사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차를 의미하는 ‘골드라인 레어 티’를 다양하게 갖춰놓고 있다. 이름난 차 생산지에서 봄에 처음 수확한 잎만을 수입해 만들기 때문에 품질이 좋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커피빈은 차를 주문하기 전에 향을 미리 맡아 볼 수 있게 한다. 고객은 처음 접하는 종류의 차라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런칭할 때만 해도 차 판매량은 매출의 3~4%에 불과했다. 최근 10%를 넘었으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도 그린 티 라떼 등 다양한 차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설록차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차 소비량은 2002년 3317톤에서 2003년 3861톤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는 수입량 3000톤과 국내 재배량 2000톤을 합해 5000톤 정도가 소비된 것으로 연구소 측은 추정하고 있다.

이진호 팀장은 “5000톤을 돈으로 환산하면 4500억 원 규모다. 웰빙의 영향으로 차 전문점은 물론 커피전문점에서도 차 소비가 늘면서 차 시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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