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홈구장 대전에서 올해 최고 거물이라는 신인 한기주(기아.계약금 10억원)를 상대해 무너뜨린 김인식 감독은 "한기주도 좋지만, 류현진도 괜찮거든…. 스피드는 비슷하고, 오히려 볼끝은 류현진이 좀 낫지 않나 싶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있게 12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내세우겠다고 했다.
류현진은 기대대로 거물이었다. 12일 LG를 상대한 류현진은 선발로 등판해 7과3분의1이닝 동안 단 3안타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잠재우며 프로 첫 승리를 신고했다. 1m88cm.96㎏의 당당한 체격에서 뿌리는 150㎞의 빠른 공에 LG타선이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더 놀라운 것은 아웃카운트 22개 가운데 10개가 삼진이었다는 것. 프로야구 신인 데뷔전 최다탈삼진 타이기록이다. 신인이 데뷔전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박동수(롯데.1985년), 박동희(롯데.90년), 김진우(기아.2002년)에 이어 류현진이 네 번째다. 최동원도, 선동열도 데뷔전에서 10개의 삼진을 잡아내진 못했다. 또 신인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기록한 것도 2002년 4월 9일 김진우(기아)가 롯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뒤 4년 만의 일이다. 한화는 1회 초 신인 연경흠의 홈런을 앞세워 4-0으로 이겼다. 청주기공-인하대를 졸업한 왼손 외야수 연경흠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타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한화 승리는 투타 신인 유망주의 합작품이었다.
이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