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대생 동원해 중국식당에서 외화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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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양상업대학 여학생들을 중국 내 식당에 종업원으로 파견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이들 학생들은 실습생 명목으로 파견되어 노임을 받지 못한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다.

중국의 북한 식당들은 북한 종업원을 고용해 공연을 보여주면서 음식을 팔아 돈벌이를 한다. 사진은 2012년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 근처 식당의 북한 여성 종업원들이 단체사진을 찍는 장면. [사진 비주얼차이나]

중국의 북한 식당들은 북한 종업원을 고용해 공연을 보여주면서 음식을 팔아 돈벌이를 한다. 사진은 2012년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 근처 식당의 북한 여성 종업원들이 단체사진을 찍는 장면. [사진 비주얼차이나]

중국의 한 소식통은 “조선 신의주가 바라보이는 압록강 기슭에 자리 잡은 단둥(丹東)의 한 식당에 20대 미모의 평양 여성들이 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며 “이들은 평양상업대학 학생들로 실습생 신분인데 일반 노동자들처럼 하루 12시간 이상 손님들에게 음식접대 등 힘든 노동을 하면서 월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중국식당에서는 이들 여대생의 월급을 책정해 매달 노임을 지급하고 있지만 평양상업대학 책임자가 전액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들이 2년 실습을 끝내고 귀국하는 시점에서야 소액의 외화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조선의 여대생들은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의 대학생 옷차림으로 일했다”며 “대학생이라는 신분노출이 문제가 되었는지 지난 4월부터는 화려한 한복을 차려 입고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 모두 출중한 외모에 중국어 구사도 가능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엿다.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원래 평양상업대학 학생은 성분과 인물을 갖춘 여성 중에서 선발하는데 일단 입학하면 2년간의 해외 실습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되어 있다”며 “그런데 수년 전부터 학생들의 해외 실습과정이 외화벌이 노동으로 변질 되었다”고 지적했다.

장철구평양상업대학은일제시대 김일성의 항일빨치산 투쟁 당시 식사를 담당했던 ‘작식(作食) 대원’ 장철구를 기념해 세운 상업 분야 명문 대학으로 꼽힌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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