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황사 테러 정확히 예보 못해 죄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만기 기상청장이 10일 서울 대방동 기상청에서 지난 주말 전국을 강타한 '황사폭탄'의 이동경로를 예측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 강도 높은 황사에 빗나간 예보로 국민 여러분께 큰 고통과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사과드립니다." 이만기 기상청장이 10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 주말 전국을 강타한 '4.8 황사 테러'를 정확히 예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장은 사과와 함께 부정확한 예보의 원인을 설명했다. "내몽골에서 발생한 황사 띠가 베이징이 아닌 만주.북한 등 이례적인 경로를 취해 이번 황사를 추적하기 어려웠다." 그는 또 "고기압의 정체로 쌓인 먼지의 체공시간이 길어 체감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정확한 황사 예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만주 이남.압록강 등 북한을 통해 들어오는 미세먼지 농도 정량 관측 값(PM10 농도 값)을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북한 지역에 황사 자동관측장비를 설치해 농도나 수치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장비가 설치될 때까지 중국으로부터 자료협정을 통해 관측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현재 중국 기상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섯 곳의 관측망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5분 간격으로 측정하지만 이번처럼 내몽골이나 화북 사막지대까지 퍼진 광범위한 황사가 발생하면 무방비 상태에 빠진다. 기상청은 "2008년까지 강원 중.남부와 전북, 경북 내륙에 정량적인 지상 미세먼지 관측장비(PM10) 6개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기상청은 "현재 발원지인 중국 고비사막의 황사가 확인돼 12일 한 차례의 황사가 더 올 것으로 보인다"며 "기류의 움직임이나 상황을 봐야 하지만 고기압 등 기상조건이 갖춰져 8일만큼 규모가 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기상청 허은 기상통보과장은 "10일 오후 1시 고비사막 부근에 ㎥당 9959ug에 이르는 황진이 불고 있다"고 알렸다. '4.8 황사 테러'의 진원지였던 이 지역은 6일 ㎥당 9974ug의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서울 황사는 올해에만 6일에 걸쳐 생겼으며, 평년 수치인 4일을 벌써 넘어섰다.

이원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