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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비밀 핵무기 개발’ 증거 입수한 건 신출귀몰 모사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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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현지시간) 텔아비브 국방부 청사에서 이란의 비밀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증거를 입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현지시간) 텔아비브 국방부 청사에서 이란의 비밀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증거를 입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0일(현지시간) TV연설에서 "언제든지 활성화가 가능한 이란의 비밀 핵무기 개발 계획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 증거들을 확보한 것은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가장 위대한 성과 중 하나”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정보당국의 위대한 성과 중 하나" 극찬 #NYT "2016년 포착, 지난 1월 특수작전으로 입수"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정보당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관’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해외정보공작국 모사드(Mossad)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이스라엘 고위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은밀하게 진행된 이 작전의 전모를 모사드의 요시 코헨 국장이 지난 1월 워싱턴 방문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모사드가 이란 핵 관련 기밀들을 은폐한 의문스러운 창고를 테헤란에서 발견한 것은 2016년 2월. 그 전해 이란과 주요 6개국(P5+1)이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에 따라 대이란 국제 제재가 해제된 직후다.

모사드 엠블럼.

모사드 엠블럼.

이때부터 은밀한 감시를 해온 모사드는 지난 1월 어느날 밤 특수 작전요원들을 투입해 문제의 창고를 급습했다. 네타냐후 총리에 따르면 모사드가 입수한 기밀 문건 및 자료는 0.5t 무게에 달한다. 여기엔 5만5000쪽에 이르는 문서와 CD(콤팩트디스크) 183장 등이 포함돼 있다.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란은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작전에 꼼짝없이 당했다는 얘기가 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에 적발된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을 ‘프로젝트 아마드’라고 소개하면서 이를 통해 "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히로시마 폭탄 5개"에 해당하는 핵탄두 5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선택하는 시점에 사용할 물질을 몰래 저장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 합의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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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NYT는 이란이 과거에 핵무기를 개발했던 것은 비밀도 아니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에 내놓은 자료가 새로운 것이라는 증거도 없다는 시각을 전했다. 설사 이란이 기존 핵 합의 때 거짓말을 했다 해도 JCPOA는 미래의 핵 계획을 차단하고 있으며 이란이 이를 위배했다는 확증이 없다는 입장이다.

롭 말리 전 미국 측 핵협정 대표자는 트위터를 통해 “비비(네타냐후의 별명)의 발표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고 핵 합의의 필요성을 입증할 뿐”이라면서 “그는 단 한 명의 청중을 겨냥했다. 트럼프”라고 비꼬았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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