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도보다리 대화 ‘입모양’보니…핵무기‧미국‧트럼프 반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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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도보다리 끝에 있는 벤치에 앉아 단독 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기념식수를 한 뒤 배석자 없이 44분 동안 회담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도보다리 끝에 있는 벤치에 앉아 단독 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기념식수를 한 뒤 배석자 없이 44분 동안 회담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27일 판문점 도보다리 벤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진 단독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주요 키워드는 '핵무기', '미국', 그리고 '트럼프'였다고 KBS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KBS는 두 정상의 입 모양을 구화판독전문가를 통해 분석해 단독면담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정상회담 전망 등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KBS에 따르면 면담 30여 분 동안의 대화 동안 '핵무기', '미국', 그리고 '트럼프' 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비핵화를 위한 절차를 문제없이 진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구화 판독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북미 회담을 했을 때 좋게 나와야 할 텐데 제대로 차근차근히 진행해서 하자가 없게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분석했다.

또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을 의식한 듯 "그 미국에... 한참 문제가 됐잖아요. 다음에 나오면 받아들일 수가 있도록 더 알아보겠습니다"라고 하며 미국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고도 봤다.

또한 구화 판독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그때 작정했는데... (미국이) 우선 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인 건가요?"라고 말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북한도 미국의 진의를 파악하고 있음을 알리면서 문 대통령에게 미국의 입장을 물어보는 장면이란 것이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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