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과 북의 표준시간을 통일하자고 제안하면서 북한의 표준시인 ‘평양시간’은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9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남북정상회담 관련 추가브리핑에서 이같은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남한과 30분 차이가 났던 북한 표준시간이 2년 8개월여 만에 서울 표준시로 통일된다.
김 위원장이 표준시를 통일하겠다는 결심을 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청와대는 이날 공식 SNS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비화를 공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평화의 집 대기실에 걸려 있는 두 개의 시계를 보고 매우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
이후 문 대통령 부부와 환담을 나누던 김 위원장은 “오늘 이렇게 좋은 합의를 만들었으니, 이번 계기에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북한은 2015년 8월 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을 통해 “동경 127°30′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현재의 시간보다 30분 늦은 시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표준시간으로 정하고 ‘평양시간’으로 명명한다”라며 “평양시간은 8월 15일부터 적용한다”고 공표했다.
이는 일제 강점기 이후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인 동경시를 써왔던 북한이 광복 70주년인 2015년 8월 15일부터는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표준시간을 정한 것이다. 당시 북한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의 표준시간을 빼앗았다”며 표준시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