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헝가리 무역대금 결제위해|1억불「결제 기금」조성 제의|헝가리 신용은총재, 양국경협세미나서|수출입 불균형때면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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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무역사무소 교환개설등으로 동구권국가중 우리나라와의 교역증대에 앞장서고있는 헝가리가 대공산권직접교역에서 필연적으로 제기되는 수출입대금 결제방식으로 결제기금의 조성을제의해와 우리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13일 속개된 세종연구소주최 한·동구경제협력 세미나에 참석한 헝가리측 수석대표 「데미안」신용은행총재는 연설을 통해 한·헝가리의 교역을 원활히 추진키 위해 한국정부가 1억달러의 결제기금을 조성해줄 것을 제의했다.
헝가리측이 제시한 결제기금방식이란 우리나라회사가 헝가리에 상품을 수출하고 받은 대금 (헝가리화폐)을 이기금에넣고 그만큼의 달러화를 받으며, 반대로 우리가 헝가리로부터수입을 하고자 할때는 수입금액만큼의 달러를 기금을 통해 헝가리돈으로 바꿔 수입대금을 치르게 하는 것이다.
이들의 제안을 우리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앞으로 본격화될 대공산권직접교역의 첫모델이 된다는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그러나 이방식은 양국간수출·수입규모가 비슷할 경우 효율적으로 운용될수 있지만 헝가리와 우리나라의교역은 86년의 경우 우리의 수출이 5백만달러인데비해 수입은 1백50만달러에 그치는 수출초과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는 경우 기금이 조성된다 해도 종국에는 모두헝가리돈으로 바뀌게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헝가리화폐는 기본적으로 국제통화로서 인정되지 않고있기 때문에 이경우는 헝가리로부터 동액의 물건을수입하거나 헝가리에 직접투자하는 길밖에 없게된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줄어 불리하다는 얘기다.
헝가리측이 이런 제안을하게된 배경은 한국과의 직접교역을 통해 필요한 상품도 수입하고 무역적자폭만큼 한국측으로부터 직접투자를 유인, 차관을 빌지않고도 자본도입을 촉진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말현재 헝가리의 총외채는 1백72억달러로 외채릍 더이상 끌어쓸수 없는 형편이라 외국자본의 직접투자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관계자는 『경제적인 이익만을 고려할 때 헝가리측제안은 우리에게 불리한 것이 사실이나 정부의 북방정책확대에 비추어 정치·외교적인 차원에서는 고려될수 있을 것』이라고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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