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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집 도착한 이설주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와서 부끄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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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이설주 여사를 직접 영접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이설주 여사를 직접 영접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6시15분 판문점에 도착했다.

남북 ‘퍼스트레이디 외교’ 첫 성사

이날 이 여사는 분홍색 투피스를 입고 평화의 집 1층에서 김정숙 여사를 만났다. 하늘빛 원피스를 입은 김 여사와 색깔은 다르지만 같은 파스텔톤이었다.

이날 5시 53분쯤 미리 도착해 있던 김 여사는 차량 앞에서 이 여사를 맞이해 평화의집으로 안내했다.

이 여사는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을 만나 “(김정숙 여사와 달리) 부끄럽다. 저는 한 것도 없이 이렇게 왔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두 분이 같은 성악 전공”이라며 “앞으로 문화예술교류를 할 텐데 문화예술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해 달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 부부를 맞이한 김 여사는 김 위원장을 향해 “두 분이 얘기하는 모습 보니 미래엔 번영만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고, 이에 김 위원장은 “그렇게 보였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김 여사는 “그럼요, 그럼요”라며 호응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처럼 김 여사는 경희대학교 성악과 출신이고 이 여사는 북한 예술학교로 알려진 금성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 김 위원장과 이 여사는 평화의 집에서 잠시 환담한 뒤 6시30분부터 시작되는 만찬에 참석한다. 남북의 퍼스트레이디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여사는 그동안 김 위원장의 각종 공개 일정을 수행한 데 이어, 집권 후 첫 외국 방문이었던 지난달 25일∼28일 방중에도 동행해 연회ㆍ오찬 등의 일정에 참석했다.

이 여사는 3월 5일 김 위원장과 남측 대북특별사절단의 만찬에 동석했고, 이달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도 김 위원장과 함께 관람하는 등 최근의 주요 남북교류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김정은 부부가 함께 외교 석상에 나서거나, 외교 과정에서 이설주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북한도 다른 나라들과 같은 방식으로 외교를 수행하는 ‘정상국가’임을 대내외에 선전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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