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이 논란이 된 이후 처음으로 대한항공 노동조합 3곳이 집회를 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참석 거부 움직임도 일고 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노조 3곳(노동조합·조종사노조·조종사새노조)은 27일 점심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건너편 인도에서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 직원 촉구대회'를 개최한다. 노조는 최근 불거진 '갑질' 논란을 비판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는 24일 조종사노조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글에서 "대한항공은 그간 오직 사주 주머니만을 채우는 곳간에 지나지 않았고, 직원은 그곳을 채우기 위한 머슴에 불과했다"며 "이제 우리는 목소리를 내어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18일 만들어져 현재 1500명이 넘는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이 참여하는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서는 참석을 거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노조가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맞춰 총수 일가에 타협안을 제시하고 '면죄부'를 제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 노조가 '어용노조'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제보방을 만든 현직 직원 A씨는 2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대한항공 3대 노조는 사실상 어용노조다. 직원들 입장에서 봤을 때 권리를 주장하고 갑질에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제보방을 만들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조가 집회일로 예고한 27일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은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국민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