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동대문에서 종로까지 4.5km 물들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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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 날’(5월22일)을 맞아 5월 11~13일 서울에서 연등회 행사가 열린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의 표어는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이다. 연등회 행사도 이런 주제를 반영한다. 최근 남북한 화해ㆍ평화 무드에 맞춰 북한의 전통등 19점을 복원해 연등행렬 선두에서 선보인다. 통일신라시대에 시작해 무려 1200년간 내려오는 연등회는 2012년에 국가무형문화재 122호로 지정됐다.

우선 25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연등회 시작을 알리는 봉축 점등식이 열린다. 올해는 불국사 삼층석탑인 석가탑을 본떠서 한지로 재현한 석가탑등이 설치된다. 석가탑등 둘레에는 네 점의 흰코끼리등이 세워진다. 2600년 전 마야 부인이 석가모니 붓다를 잉태했을 때 흰코끼리가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불교에서 흰코끼리는 붓다의 탄생과 함께 상서로움을 상징한다.

베트남 국기를 들고 연등회 행사에 참가한 베트남 여성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대한불교 조계종]

연등회 행사의 꽃으로 불리는 연등행렬은 다음달 12일 오후 4시30분 동국대 운동장에서 어울림마당을 가진 뒤 오후 7시부터 동대문-종로-조계사 일대로 이어진다. 연등회보존위원회 강문정 팀장은 “모두 4.5㎞에 걸쳐 모두 10만 명이 참가한다. 장엄등 150개, 가로연등 1만5000개, 행렬등 3만 개를 연등회 행사에서 볼 수 있다. 이제는 외국인들도 연등회 일정에 맞춰 찾아올 만큼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3가 쪽에는 사전예약을 통해 운영되는 외국인 관람석 1500석이 별도로 마련된다. 당일 연등회 행사에는 약 30만 명의 내외국인이 참석할 전망이다.

조계종 홍보국장 효신 스님은 “연등회는 불교계만의 행사가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 깃든 전통행사다. 연등회는 무형문화재이자 범국민적인 축제다. 더불어 전 세계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제 페스티벌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5월 11~22일 조계사 옆 우정공원, 삼성동 봉은사, 청계천 일대에서는 전통등 전시회도 펼쳐진다. 특히 청계천에 걸리는 전통등은 ‘영원한 동심, 빛으로 만나는 불심의 세계’를 주제로 옛 이야기와 설화 등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빚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