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참사」1주전 예고 있었다"|영BBC·미VOA서 수차례 경고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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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테헤란=진창욱특파원
12명의 근로자가 숨진 대림산업의 이란 캉간 가스정유소 건설현장 폭격은 사건발생1주전경고 방송이 있었으나 회사가 이를 묵살해 피해가 컸던것으로 앝려졌다.
대림의 현장 근로자 가운데 영어를 들을 수 있던 육동오씨 (37·배관공)는 6일 『사고 7일전인 6월23일 영국 BBC방송이 「이라크가 이란남쪽에 건설중인 새로운 플랜트공장을 공격할 예정」이 이라는 뉴스를 듣고 대림산업현장간부들에게 앝려 대비책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이 「공연히 근로자들에게 알려 분위기를 나쁘게 하지 말라」며 무시했다』고 폭로했다.
육씨는 『6월23일 밤8시30분, 9시30분, 10시30분등 3번의 BBC방송과 23일밤 11시30분과 24일0시30분 두차례의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이같은 내용을 방송하는것을 들었다』며 『이란과 이라크는 지난8년간 전쟁을 계속하면서 상대방의 산업시설이나 인구밀집지역을 공격할 때는 민간인 인명피해를 줄이기위해 보통 사전예고를 해왔다』고 말했다.
다른 근로자들은 또 테헤란주재 한국대사관직원들이 현장을 방문했을때 이라크가 이란내 건설현장이 75∼85%의 공사진척을 보일때 공습을 해온 관례를 주지시켰던 사실도 지적, 이번 참사가 불가피했다기보다 부주의에서 온 인재(인재)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장간부 가운데는 안전교육시간에 아직도「사이렌이 울린다고 대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힐책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회사측이 평소 작업능률을 올리기 위해 경보가 울려도 대피하지 않도록 압력을 가하거나 대피를 방해했고, 직원·근로자가 6백여명인데도 20명이 들어갈수 있는 15cm두께의 콘크리트방공호 1개만 형식적으로 만들어두였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대림산업 테헤란 사후대책본부장 이헌묵씨는 『아무리 공사진척이 중요해도 회사가 근로자들의 희생을 강요할수 있었겠느냐』며, 『사상자와 근로자의 귀국문제가 해결되면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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