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사회공헌 크게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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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사회공헌위원회에서 강신호 전경련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 회장, 신헌식 금호아시아나 부사장, 하동만 전경련 전무.

노무현 대통령의 재계 접촉이 잦아지면서 대기업에 사회공헌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고 있다.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을 확대하거나 협력사 상생경영을 강화하는 등의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는 기업이 부쩍 많아진 것이다. 근래 노 대통령의 대한상공회의소 특강, 경제5단체장 오찬 이후 재계가 '코드'를 맞추려 한다는 시각이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수사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재계가 스스로 몸을 낮춰 반기업 정서를 덜어보겠다는 노력이라는 해석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사회공헌위원회를 열고 나눔경영 확산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봉사활동을 확대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CEO들이 노숙자.장애인이나 외국인 노동자, 혼자 사는 노인 등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 돕는 '스킨십 봉사'를 분기별로 한차례 이상 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국민에 알리는 백서도 6월 중 펴낼 계획이다.

2월 8000억원 사회헌납 발표로 재계의 사회공헌 분위기를 주도한 삼성은 20여 계열사별로 준비해 온 자원봉사 확대 방안을 이달 중순 발표하기로 했다. 계열사 별로 자원봉사단을 조직하고 그룹 전체에 30명 가량인 사회복지사를 더 늘릴 계획이다. LG는 금품 기부 위주에서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쪽을 강화하기로 했다. SK는 내년까지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과 결식아동 지원 사업 등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재계 일각에선 사회공헌 활동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는 반응도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들이 뭔가에 쫓기듯이 사회공헌 발표를 하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달 27일 취임식 때 기자들과 만나 "기업의 사회공헌은 바람직하지만 경쟁력을 저해하는 수준까지 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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