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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매실음료 뿌려…피해자 얼굴·안경·어깨 닦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찰이 이른바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조 전무가 회의 참석자를 향해 음료를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조현민

조현민

서울 강서경찰서는 17일 조 전무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며 조 전무에 대해 출국정지를 신청했다. 조 전무의 소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조 전무에 대한 출국정지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조 전무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출국금지가 아닌 출국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경찰은 대한항공 본사에서 개최된 회의 참석자들의 진술을 청취한 결과, 조 전무가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음료를 뿌렸다는 진술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음료를 맞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일부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조 전무가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광고대행사 직원들을 향해 뿌렸다” “피해자가 얼굴과 안경, 어깨를 닦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도 일부 진행했다.

경찰이 폭행 혐의를 적용한 행위는 앞서 알려진 유리컵 갑질과는 별개다. 경찰 관계자는 “조 전무가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대행사 직원들을 향해 뿌린 것에 대해 폭행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컵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좀 더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간 순서상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뿌리는 행위는 ‘유리컵 논란’ 이후에 있었다. 경찰은 조 전무가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던졌다" "유리컵을 밀쳤다" 등 엇갈리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아울러 경찰은 조 전무를 상대로 출국정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조 전무가 논란이 불거진 직후 휴가를 내고 해외로 떠났던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경찰은 조 전무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정식 수사 전 단계인 내사에 착수하고 회의에 참석했던 대한항공과 광고대행사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공항동 본사에서 자사 광고를 대행하는 A 업체의 광고팀장 B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향해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광고 관련 회의에서 B 씨가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 관련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런 행동을 하고 B씨를 쫓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내용이 이달 2일 A 업체의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조 전무는 A 업체에 "지난번 회의 때 제가 정말 잘못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사과했고, 대한항공은 조 전무를 대기 발령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계속 확인할 예정”이라며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서 시간을 갖고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무의 소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하게 조사를 해야겠지만 그 전에 밟아야할 절차가 있기 때문에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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