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쌍둥이와 쌍동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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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통계청에 따르면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쌍둥이를 포함한 다태아 출생은 오히려 세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늦어지는 결혼과 높아지는 출산 연령과 관련이 있다. 즉 쌍둥이 출산 확률이 높은 체외수정 및 난임 시술을 받는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어머니에게서 한꺼번에 태어난 두 아이를 이를 때 ‘쌍둥이’라 부른다. 접미사 ‘-둥이’는 원래 ‘아이 동(童)’에 ‘-이’가 붙은 형태인 ‘-동이’가 어원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원에서 멀어져 ‘-동이’가 아닌 ‘-둥이’가 더 많이 쓰이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둥이’를 표준어로 삼았다.

‘막동이, 귀동이, 선동이’ 등처럼 어원을 의식해 ‘-동이’를 쓰는 사람이 있으나 ‘막둥이, 귀둥이, 선둥이’ 등과 같이 ‘-둥이’가 바른말이다. ‘-둥이’는 ‘바람둥이’처럼 그러한 성질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그렇다면 한 껍데기 속에 두 쪽이 들어 있는 밤을 가리킬 땐 ‘쌍둥밤’이라 해야 할까, ‘쌍동밤’이라 해야 할까.

정답은 ‘쌍동밤’. ‘쌍동(雙童)’과 ‘밤’이 만나 이루어진 ‘쌍동밤’은 ‘쌍(雙)’에 접미사 ‘-둥이’가 붙은 ‘쌍둥이’와는 구조가 다르다. 즉 ‘쌍동밤’은 ‘-둥이’가 붙어 이루어진 단어가 아니므로 ‘쌍둥밤’으로 적지 않는다. ‘쌍동딸, 쌍동아들, 쌍동배’ 등도 ‘쌍동’을 써야 한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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