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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교수가 술자리서 가슴 만지며 모텔가자"…학교측 진상조사

중앙일보

입력

SNS를 통해 과거 성추행 경험을 털어놓으며 미투 운동에 동참한 현직 변호사.

SNS를 통해 과거 성추행 경험을 털어놓으며 미투 운동에 동참한 현직 변호사.

충북도내 한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뒤 현직 변호사로 활동 중이라고 밝힌 A씨가 재학 시절 지도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학원을 다닐 때 술자리에서 지도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이 대학원 지도교수 B씨는 2010년 대학원 2학년 2학기를 마치고 술자리에서 "몸매가 좋다. 참새를 독수리로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A씨는 "후배 2명과 함께 술자리를 한 뒤 같은 방향으로 가던 지도교수가 '한 잔 더하자'고 해 2차를 가게 됐다"며 "그는 칸막이 하나 없는 술집 정중앙 테이블에서 수많은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제 가슴을 주물렀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던 지도교수는 황급히 가게를 빠져나온 저를 따라 나오더니 '모텔에 가자'면서 다시금 제 몸에 엉겨 붙었다. 그만하시라'고 그분을 밀어냈는데 길바닥에 벌러덩 넘어지면서도 계속 '가자, 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A씨는 "성추행을 당한 뒤 학교를 소리소문없이 다녔으며, 졸업할 때까지 술자리를 포함한 지도교수의 부름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은 것이 유일한 저항이었다"고 고백했다.

B교수는 지난해 정년 퇴임을 한 뒤 현재 명예교수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 관계자는 "폭로가 나오자마자 진상조사위를 꾸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성추행 등이 확인되면 B교수의 명예 교수직을 박탈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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