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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한글교재 담긴 ‘니그로’ 표현?…알고보니 ‘가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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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어린이 한글교재에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겨 논란이 됐지만, 해당 출판사에 확인한 결과 실제로 제작한 적 업는 가짜 교재로 나타났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어린이 한글교재에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겨 논란이 됐지만, 해당 출판사에 확인한 결과 실제로 제작한 적 업는 가짜 교재로 나타났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어린이가 보는 한글교육 교재에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이 담겼다며 이를 비판하는 글이 온라인에 확산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실제 교재 내용을 교묘히 편집한 가짜 교재였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교육업체가 제작한 한글 교육 교재를 비판하는 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한글 ‘니’ 자(字) 학습 부분이었는데, 아동이 해당 글자를 필사하도록 한 뒤 관련 단어의 공란을 채워 단어를 복습하는 방식의 교재였다.

문제는 예시로 사용된 단어다. 해당 교재에는 연상 그림과 함께 ‘O차’, ‘주머O’, ‘O그로’, ‘테O스’ 등 네 가지의 예시 단어가 게재됐다.

논란이 됐던 표현은 ‘O그로’다. 연상그림에는 아프리카 원주민으로 보이는 흑인 모습이 덧붙여졌다.

문제 취지에 따라 ‘니’를 더하면 ‘니그로’라는 단어가 완성된다.

‘니그로’(Negro)는 ‘검은색’을 뜻하는 스페인‧포르투칼어에서 유래한 용어다. 미국에서는 흑인을 맞춰 부르는 말로 대표적인 인종차별적 표현이다. 현재는 미국에서도 금기시되고 있다.

어린이 한글교재에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겨 논란이 됐지만, 해당 출판사에 확인한 결과 실제로 제작한 적 업는 가짜 교재로 나타났다. 오른쪽은 실제 교재 내용.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교육업체 제공]

어린이 한글교재에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겨 논란이 됐지만, 해당 출판사에 확인한 결과 실제로 제작한 적 업는 가짜 교재로 나타났다. 오른쪽은 실제 교재 내용.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교육업체 제공]

하지만 A교육업체에 확인한 결과 문제의 교재는 가짜교재였다. 해당 업체에서 제작한 것이 아닌 편집된 것으로 실제 교재에는 ‘니그로’ 대신 한글 자음 ‘ㄴ’(니은)이 실렸다.

A교육업체 관계자는 “누군가 해당 교재를 카피해 잘못된 내용을 집어넣고 유통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 교재는 스프링 제본이나 흑백으로 출력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게시물이 게재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교재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삭제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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