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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피한 양의지, 비신사적 플레이로 징계받나

중앙일보

입력

27일 잠실 롯데전에서 선발 후랭코프와 이야기를 나누는 두산 포수 양의지. [뉴스1]

27일 잠실 롯데전에서 선발 후랭코프와 이야기를 나누는 두산 포수 양의지. [뉴스1]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두산 포수 양의지의 행위를 두고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 고의로 공을 받지 않아 심판에게 날아가게 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징계 유무를 결정한다.

KBO는 '12일 오전 상벌위원회를 열고 양의지의 비신사적 행위 여부를 심의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전날 경기에서 양의지가 연습 투구를 받지 않은 상황 때문이다. 양의지는 대구 삼성전 7회 말 삼성의 공격을 앞두고 두 번째 투수 곽빈의 연습투구를 받았다. 그러던 중 미트를 대면서 몸을 피해 공을 받지 않았다. 정종수 주심 가랑이 사이로 날아간 공은 뒤로 흘렀고, 정 주심은 두산 포수 양의지를 한참 지켜봤다.

양의지가 일부러 공을 피했다는 의혹을 받는 건 앞선 타석 때문이었다. 7회 초 공격에서 양의지는 초구 바깥쪽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홈플레이트 위로 올라서며 아쉬워했다. 좀처럼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양의지로선 비교적 강한 어필이었다. 결국 양의지는 7구째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마음에 두고 일부러 심판을 위협하려는 듯한 행동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양의지는 경기 뒤 "일부러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KBO는 일단 사건 경위를 확인하기로 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선 스트라이크존을 두고 선수들과 심판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두산전에선 채태인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배트를 더그아웃 쪽으로 집어던진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두산 오재원은 지난 3일 LG전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질문을 하다 퇴장당했다.

한편 김태형 두산 감독은 사건의 확대를 막기 위해 재빨리 움직였다. 김 감독은 곧바로 양의지를 불러 자제하라고 주의를 줬다. 경기 뒤에도 선수단 전원을 소집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 심판과의 불필요한 마찰이 팀 전체 분위기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양의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부담을 갖지 말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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