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실이 10일 전체 부처 장·차관들에게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 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한 문건을 내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기소 된 다음 날인 10일 각 부처에 전달된 이 보고서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외에도 박 전 대통령 시절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핵심 참모들에 대한 혐의 및 사법 처리 결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1일 기자들을 만나 “적폐청산 수사를 끝내기 위한 것이 아니고 스스로 돌아보는 거울로 삼아 경각심을 가지라는 춘풍추상(春風秋霜·남을 대할 때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보고서는 전임 정부에서 비위를 저질러 처벌을 받은 직위와 같은 직위에 있는 현 정부 인사에게 전달됐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적폐청산의 목적은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정책과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는 데 있는 것이지 공직자 개개인을 처벌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부처별로 구성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활동과 관련해 “정책 결정권자들에 대해선 책임을 묻는 경우가 있겠지만, 당시 정부 방침을 따랐을 뿐인 중하위직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며 “각 부처는 공직사회가 과도하게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