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뇌졸중ㆍ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허리둘레’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리랜서 조상희]

[프리랜서 조상희]

뇌졸중ㆍ심근경색 발생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한국인 허리둘레 기준이 처음으로 제시됐다. 또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3∼24.9에 해당하는 경우 과체중이 아닌 ‘비만 전 단계’로 구분되는 새로운 비만 기준이 마련됐다.

 대한비만학회(이사장 유순집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지난 6일 열린 제48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2018 비만진료지침’을 만들어 9일 발표했다.

새 비만진료지침에 따르면 허혈성 뇌졸중은 남자 허리둘레 65~69.9cm(25.6~27.5인치), 여자는 60~64.9cm(23.6~25.6인치)일 때 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은 남자 허리둘레 70~74.9cm(27.6~29.5인치), 여자는 65~69.9cm(25.6~27.5인치)에 해당하는 사람에게서 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구간보다 허리가 가늘거나 굵은 사람은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졌다.

서울 백병원 간호사들이 사무직 여직원들의 허리둘레, 체질량 지수 등을 측정하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백병원 간호사들이 사무직 여직원들의 허리둘레, 체질량 지수 등을 측정하고 있다. [중앙포토]

학회는 “허리둘레 증가에 따른 심뇌혈관질환 위험 증가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먼저 나타난다”며 “심근경색과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최근 제시되고 있는 복부 비만 기준보다 낮은 허리둘레 구간에서 실제 나타나고 있음에 따라 심뇌혈관질환의 조기 치료와 예방을 위한 복부비만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원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허리둘레를 반드시 위험성이 가장 낮은 구간에 맞춰야 한다기보다는 복부 비만이 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라며 “비만으로 인해 허리가 지나치게 굵어져도 심혈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만, 심한 저체중도 면역력 약화 등 영향을 줘서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비만 진료지침은 기존의 과체중 단계를 ‘비만 전 단계’로 바꾸고, 비만은 3단계로 구분한 게 특징이다.

비만 판단 기준도 상당히 달라졌다. 기존에 과체중으로 분류되던 BMI 23~24.9 사이 구간을 비만 전 단계로 이름 붙였다. 비만 위험을 강조한 표현이다. 같은 비만이라도 BMI 25∼29.9면 1단계 비만, 30∼34.9면 2단계 고도 비만, 35 이상이면 3단계 초고도 비만으로 진단하기로 했다.

학회는 “2000만명 이상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수검자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서 관찰된 ‘BMI에 따른 동반 질환 위험도’를 반영한 기준”이라고 밝혔다.
학회 연구에 따르면 비만 환자는 정상 체중인 사람에 보다 연간 최대 50만8781원의 의료비를 추가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영 교수는 “BMI가 정상이나 비만 전 단계에해당하더라도, 허리둘레가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이면 질환이 생길 위험이 1단계 비만 환자와 비슷하다”라며 “비만 진단과 합병증 예방에서 BMI와 함께 허리둘레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스더·정종훈 기자 etoil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