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칼럼] 달라지고 있는 과학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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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과학은 생명의 신비와 인류문화를 이해하는 공통의 언어다. 이념을 달리하는 국가 사이에서도, 다른 문화를 가진 민족들 사이에서도 과학은 의사전달의 공통적 기초가 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중등학교의 과학교육은 지구촌 시대의 환경 문제와 다자간 무역 갈등을 해결하는 의사전달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소양을 학생들이 함양하는 데 그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미국이 1957년 당시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탐구학습 중심으로 과학교육의 새 틀을 설정하고 물리와 생물 분야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보급할 때 우리나라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 이후 법칙을 찾아가는 과정 중심의 탐구교육이 한국 과학교육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탐구과정은 모두 생략된 채 최종 결과물만을 외운다는 주장(8월 21일자 중앙시평 '과학교육 새 틀 만들어라')은 잘못이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과학적 지식만을 달달 외우게 하는 교사는 현장에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선진국이나 한국 모두 과학교육에서 생산적인 것과 기술적인 것을 지나치게 강조한 면이 있어 이에 대한 반성이 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과학.기술.사회를 통합한 새롭고 발전적 형태의 통합형 교과서가 개발돼 학교에서 뿌리내리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거두는 성과에 대한 자부심이 부족한 면이 있다. 우리 과학교육의 놀라운 성과를 알아보기 위해 영국과 뉴질랜드의 과학교육자들이 방한해 벤치마킹까지 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국제과학학력평가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우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과학교육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