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이익 15조6000억 … 4분기 연속 신기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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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호 06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과 스마트폰 갤럭시S9의 초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4분기 연속 사상 최대 분기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가 11조원 이상으로 견인 #2분기도 월드컵 효과로 호조 예상 #LG전자는 9년 만에 1조원 넘어 #TV·가전 프리미엄 전략 주효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9조8984억원)보다 57.6% 늘어난 15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6일 밝혔다.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전 분기(15조1470억원)에 비해서도 3% 늘어나며 신기록을 고쳐 썼다. 이는 당초 증권가의 예상(14조5500억원)을 1조원 이상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매출은 전 분기(65조9800억원) 대비 9% 감소했으나 지난해 1분기(50조5475억원)에 비해서는 18.7% 늘어난 60조원을 기록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당초 업계에서는 일부 사업부문의 부진이 최대 실적 경신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반도체부문이 전체 이익의 70%를 넘는 11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예측이 빗나갔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이어진 덕분이다. 휴대전화(IM) 부문도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신작 갤럭시S9은 전작인 갤럭시S8보다 5주 먼저 나왔는데, 조기 출시 효과에 옛 모델의 판매 호조가 더해지면서 3조3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했던 아이폰X의 판매 부진, 중국 업체들의 대형 액정디스플레이(LCD) 본격 양산 등으로 디스플레이(DP) 부문은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 정도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를 맞은 소비자가전(CE)도 3000억원 안팎의 평년 수준 영업이익을 거뒀다.

시장의 눈은 벌써 2분기를 향해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해, 5분기 연속 사상 최대 분기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의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면서 반도체 업황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변수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달러 대비 원화가치다. 원화가치가 10원 오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약 2000억원 줄어든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반도체·스마트폰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인도 등 신흥국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것도 걸림돌이다.

한편 이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올 1분기에 15조1283억원의 매출과 1조10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2%, 전분기에 비해서는 202% 증가했다. 35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2009년 2분기(1조240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실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TV와 가전 부문에서 올레드 TV와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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