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채널 차별 당했다” 여성 총격범에 유튜브 아수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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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에 있는 유튜브 본사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TV방송에는 직원들이 두 손을 머리에 올린 채 사무실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 사고로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이 현장에서 숨졌으며, 최소 3명이 중상을 입었다. [AP=연합뉴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에 있는 유튜브 본사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TV방송에는 직원들이 두 손을 머리에 올린 채 사무실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 사고로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이 현장에서 숨졌으며, 최소 3명이 중상을 입었다.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샌브루노에 있는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서비스업체 유튜브 본사 사무실에서 3일(현지시간) 오후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미 언론은 총격범으로 확인된 30대 여성 나심 아그담이 현장에서 숨졌으며, 최소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샌브루노 경찰은 “유튜브 직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용의자는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최소 3명 중상, 30대 용의자 자살 #원한 품은 유튜버 소행 가능성 커

범행 동기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LA타임스는 "수사 당국이 이 여성이 자신의 영상을 규제한 유튜브를 비판한 웹사이트를 조사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NBC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던 아그담은 지난해 1월 올린 영상에서 ‘유튜브가 내 채널을 차별하고 필터링하고 있다’는 불만을 쏟아냈고, 페이스북에는 ‘유튜브에선 동등한 성장 기회가 없다’고 썼다”고 보도했다. 한편 CNN은 "아그담이 피해자들을 특별히 노렸다는 증거는 없다”는 경찰의 발언을 전했다.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닌, 유튜브를 향한 원한이 범행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아그담의 총격은 유튜브 본사를 순식간에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날 점심시간 무렵 신고를 받고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콘퍼런스홀에서 상사와 함께 있었다는 한 직원은 언론에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이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처음엔 지진이 난 줄 알았다”는 직원의 트윗도 올라왔다.

근처 레스토랑에 있던 한 목격자는 CNN에 "10발가량의 총격 소리를 들었고, 다리를 다친 한 여성이 레스토랑으로 뛰어들어와 식당에 있던 사람들이 긴급히 냅킨으로 피를 멈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사건 직후 근처 도로는 폐쇄됐으며, 경찰 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2005년 2월 설립돼 고속 성장한 유튜브는 2006년 구글에 인수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17㎞가량 떨어진 샌브루노의 이 건물에는 약 17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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