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륜 의정」이라 부르고 싶다-윤 민정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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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알맹이는 청와대로 넘겨
○…민정당의 윤길중 대표위원은 28일 국회대표연설에서 『13대국회 구성을 놓고 세간에서는 「4당 체제」「4각 의정」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저는 4당이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있기 보다 힘을 합치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에서 「4륜 의정」이라는 말로표현하고 싶다』면서『모든 차량은 네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굴러가야만 안정된 전진과 효율적 속도를 보장할 수 있다』고 비유.
이날 대표연설에서는 구속자 석방문제를 민정당이 적극 노력한다는 내용으로만 되어 있다가 정부의 석방조치가 곧 임박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 부분을 수정.
윤 대표의 측근은 대표 연설문의 내용에 대한 여론에 신경을 쓴듯『6·29를 맞아 대통령의 기자간담회와 대표연설이 겹쳐 알맹이를 자연히 청와대쪽으로 빼앗겨 당초 기대했던바에 못미치는 내용이 되었다』면서 『중간평가문제와 전전대통령 조사에 관한 문제를 처음에는 상세히 썼다가 여러정치적 이유로 간단히 줄였다』고 전언.

<17년만에 국회서 소신밝혀>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29일의 대표연설을 앞두고 최근 며칠동안 서울목동 인척집에 머무르며 연설준비에 골몰.
한 측근은 『김 총재가 직접 작성한 원고문안이 이미 완성돼 원고를 보지않고 할 수 있을만큼 거의 암기된 상태』라며 『주변에선 가급적 낮은 목소리로 웃음을 지어가며 연설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귀띔.
김 총재의 연설문안은 한국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한국예찬」으로 서두를 시작, 정치·경제·사회·문화·올림픽·남북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폭넓게 개진함과 함께 특히 5공화국비리문제와 관련, 「전전대통령이 자신과 인척의 비리내용을 직접 공개, 사과하고 정부는 그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고.
평민당은 김 총재가 자신의 정치소신을 국회에서 밝히는 것이 l7년만의 일이라며 28일의 당무회의를 연기해가면서 김 총재의 연설준비를 지원.

<교섭창구 단일화엔 동의>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27일 이현재 국무총리와의 만찬에서 『위협이나 협박만으로 통일문제를 독점하고 질서를 유지하려는 발상을 버려야한다』며 『그렇게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반항하는 것』이라고 지적.
이 총리는 『남북한 국력격차가 크므로 이제부터 자신을 가지고 대북한 문제를 과감히 밀고 나가겠다』며 『모든 통일논의를 활발히 전개, 하나의 국력으로 뭉쳐지도록 하겠다』고 다짐.
이 총리는 『통일논의는 자유롭게 해도 남북교섭창구는 어차피 단일화돼야한다』며 『국론이 정해지면 많은 학생들을 교류할 과감한 교류책을 제시하겠다』고 약속.
김 총재는 『정부가 알선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 이라며 창구단일화에 동의하고 『되도록 많은 학생이 가서 자유롭게 북한을 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문.

<율사2명 등 「정예팀」투입>
○…국회의 5공화국 정치권력형비리 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은 5명의 위원에 당의 조사특위소속반장 3명(김동규·김동주·김봉조)과 율사출신 2명(강신옥·노무현)등 「정예팀」을 투입, 이 위원회의 주도적 운영을 다짐.
김영삼 총재는 당내 비리조사특위위원들에게 이미 『미진한 활동을 할 경우 즉각 교체하겠다』고 엄명을 내리고 『당운을 걸고 활동하라』고 독려.
이기택 비리조사특위 위원장은 『우리당소속 위원들은 12대 시절 금융사고·노사문제·인권사건에 풍부한 조사경험을 갖고 있다』고 큰소리.

<서로 상반되는 소감피력>
○…27일 저녁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추사』출판기념회에선 민추협공동의장을 맡았던 김대중 평민·김영삼 민주당총재가 나란히 축사를 하면서 민추협의 해체에 대해 상반되는 소감을 피력.
김대중 총재는 『민추협은 신민당과 재야세력의 가교역할을 하며 6·29선언을 받아내는 역할을 해냈다』면서 『민주화의 축복속에 그 임무를 다한 민추협이 문을 닫은 것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을 의미한다』고 평가.
그러나 민추협을 만들고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김영삼 총재는 『민추협은 완전한 민주화가 될때까지 존속할 수 있으리라던 기대와는 달리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중 소리없이 해체돼 섭섭하다』고 허탈한 심정을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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