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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기자회견 불참한 노선영, 당시 SBS 기자와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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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3일 오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노선영(뒤)과 김보름(가운데), 박지우가 장거리대표팀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3일 오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노선영(뒤)과 김보름(가운데), 박지우가 장거리대표팀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0일 오후 5시 30분 백철기 한국 빙상대표팀 감독과 김보름 선수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 벌어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이었다. 이 회견에선 이른바 ‘왕따’를 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같은 팀의 노선영도 참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노선영은 이날 감기몸살을 이유로 기자회견 직전 참석 취소를 통보하고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회견 당시 노선영은 SBS 취재진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겨레신문이 4일 보도했다. SBS는 기자회견이 이뤄진 당일 밤 회견 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노선영과의 전화 인터뷰를 방송한 바 있다.

대한민국 여자 팀추월 대표팀 선수들(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지난 2월 21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순위결정전(7-8)에서 질주를 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여자 팀추월 대표팀 선수들(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지난 2월 21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순위결정전(7-8)에서 질주를 하고 있다. [뉴스1]

SBS 관계자는 한겨레신문에 “팀추월 논란 해명을 위한 기자회견에 노선영이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만났다”며 “취재진이 노선영을 강릉 시내의 한 카페에서 만나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의 생방송 기자회견을 함께 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 뒤 노선영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노선영이 텔레비전에 얼굴이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 그 자리에서 헤어졌고, 30분 뒤에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다. 노선영도 한겨레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SBS 취재진과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있던 지난 2월 20일 노선영은 오후 4시 43분쯤 감기몸살을 이유로 기자회견(오후 5시 30분)과 이후 대표팀 훈련(오후 6시)에 불참한다는 카톡 문자 메시지를 백철기 감독에게 보냈다. 백 감독과 김보름, 박지우가 기자회견장(빙상장)에 가기 위해 선수촌 셔틀버스에서 기다리던 시간이었다. 백 감독은 “문자 메시지가 온 뒤 ‘할 말이 없다면 없다고 말을 하더라도 가자’고 권유했지만, 노선영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박지우는 ‘선영 언니가 안 가면 나도 안 간다’며 버스에서 내려 김보름만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신문은 “기자들이 노선영의 불참 사실을 안 것은 백 감독의 기자회견이 시작된 오후 5시 30분이었다”며 “SBS는 불참 사실을 알고 노선영과 접촉했다고 했지만, 선수촌에서 정문으로 나오는 데도 10분 정도가 걸리고 자동차를 이용해 나가는 시간도 최소 10분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SBS는 기자회견 당일 밤 “3번 주자로 뛰겠다고 감독에게 말한 적이 없다”는 노선영의 말을 단독으로 보도해, 대표팀 작전을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이어졌다. 앞서 백철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노선영이 3번으로 뛰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팀추월 논란이 국민적 관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박탈 청원이 40만명을 돌파한 시점이었다. 이와 관련해 백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은 팀추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모두 참석하기로 약속했다. 사전에 어떻게 말하기로 누구와도 협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SBS는 평창올림픽 여자 팀추월 예선 때 해설진이 팀워크 붕괴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고, 노선영 역시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보다는 SBS 정치시사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했다.

이에 SBS 관계자는 한겨레신문에 “노선영과 우리는 특수한 관계다. 애초 노선영이 1500m 출전권이 없어 평창올림픽에 나갈 수 없을 때 우리가 찾아가 첫 보도를 했다”며 “노선영의 우는 모습을 우리가 잡았고, 이런 관계로 신뢰가 형성돼 있다. 정상적인 취재활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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