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시범단 평양공연 성료…北 주민 '멈칫'하게 만든 노래는?

1일 평양 태권도 전당에서 남측 태권도 시범단이 품새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6년 만에 성사된 남측 세계태권도연맹(WT) 태권도시범단의 평양공연이 1일 오후 4시 30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펼쳐졌다. 남측 태권도시범단이 평양에서 공연하는 건 분단 이후 두 번째며 2002년 이후 약 16년 만이다.

이날 시범공연을 보기 위해 북측에서는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과 김영호 내각 사무부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김춘식 국가체육위원회 서기장 등 주요 인사가 자리했다. 남측에서는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 나일한 시범단 단장이 함께했다.

시범단 20여명은 평양 태권도전당 메인 경기홀의 2300여석의 관람석을 가득 메운 북측 관중들 앞에서 50분 동안 단독공연을 펼쳤다.

1일 평양 태권도 전당에서 남측 태권도 시범단이 품새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공연은 '점화(點火), 가슴에 불을 붙이다'를 주제로, 1부 '효(내면의 행)-다지다'와 2부 '예(외면의 행)-행하다'로 구성됐다. 승무 퍼포먼스, 호신술·고공격파·감각격파 등 발차기 시범, 부채춤 등 다양한 공연이 선보여졌다.

공연 초반 북한 주민들은 의자에 기대어 공연을 지켜보다가 격파가 시작되자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관심을 보였다. 시범단이 클럽댄스 음악에 맞춰 공연하다 박수를 유도하자 손뼉을 치며 호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노래 '불타오르네'(FIRE)에 맞춰 공연하는 부분에서는 표정이 굳었고, 박수를 유도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공연은 '고향의 봄', 편곡된 '아리랑'에 맞춘 퍼포먼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최휘 위원장은 "성의있게 (공연을) 준비했다"며 "태권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좋은 점을 서로 배워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의성 태권도시범단 주장은 "저희 태권도를 알릴 수 있어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태권도시범단은 2일 오후 4시 30분 평양대극장에서 북측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과 합동 공연을 한 뒤 예술단과 함께 3일 밤 전세기 편으로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계획이다.

채혜선 기자, 평양공연공동취재단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