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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긴 쉬는데 불안해"...부활절 맞은 세계 증시, 위험요인 여전

중앙일보

입력

[이번 주 체크포인트] 

세계 증시가 한숨 쉬어간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성금요일(Good Friday)’을 맞아 휴장했다. 기독교에서 부활절을 앞두고 예수의 죽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영국ㆍ독일ㆍ홍콩 증시 등의 휴장일은 주말을 넘겨 다음 달 2일까지 이어진다. 부활절 휴일을 맞아서다.

미ㆍ중 무역 전쟁과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둘러싼 구설수에 이번 주 미국 증시는 내내 요동쳤다. 그 여파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증시 전반이 휘청였다.

성금요일과 부활절 연휴 덕분에 세계 주식시장은 간만에 한숨 돌릴 여유를 얻었다. 다음 주 세계 증시를 긴장하게 할 만한 주요 일정도 없다.

다음 달 2일 미국과 중국에서 제조업 업황 지수가 발표되고, 4일 유럽 소비자물가지수가 공개된다.

다음 달 6일에는 미국의 3월분 고용지표(실업률, 시간당 평균 임금 등)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앞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터라 고용 수치 변화에 따른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세계 증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사라진 건 아니다. 페이스북의 유권자 개인 정보 유출, 테슬라의 자율 주행차 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마존 과세 강화 등에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쏠린다.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IT 공룡'을 둘러싼 연이은 악재로 뉴욕 증시는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급기야 백악관이 진화에 나섰다. 대변인을 통해 “아마존과 관련한 (세제) 정책을 발표할 게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했다.

이 소식으로 지난 29일 나스닥(1.64%), 다우존스(1.07%) 등 주요 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빠르게 치솟은 IT 주가를 놓고 ‘거품’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개별 IT 기업을 둘러싼 작은 악재에도 뉴욕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이다.

미ㆍ중 무역 전쟁은 양국 간 물밑 협상이 진행되면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변수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핵심 목표는 단순 관세 부과가 아닌 미래 첨단업종에서 산업 주도권을 지키는 것”이라며 “결국 미·중 양측 모두 협상을 통한 무역 갈등의 해결에 중점을 두는 가운데 장기전을 대비한 태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첨단 기술 관련주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첨단 기술 관련주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권의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해외 시장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는 부활절과 상관없이 거래를 계속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 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 2400선에서 '중립' 수준의 행보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쉬어가는 길목에서 대비해야 할 변수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IT 주식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파장이 ‘페이스북 삭제 운동’ 수준의 국지적 반발을 넘어서는 양상"이라며 "'페이스북ㆍ아마존ㆍ넷플릭스ㆍ구글 등 첨단기술ㆍ플랫폼 관련 주식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도하는 빌미로 작동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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