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씨 알고는 지냈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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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고위 관료들=이헌재.진념.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 등이 김씨가 가장 중요시해 온 인물들로 알려졌다. 이헌재.강봉균 전 장관은 김씨가 지사장으로 있던 아서앤더슨에서 2000년 9월 시드니 올림픽에 부부동반 여행을 보내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은 "현직이 아니었을 때의 일로 청탁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최고위 경제관료를 세 명이나 알고 지낸다는 것 자체가 김씨에게는 영향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 구조조정 관련 인물=아서앤더슨은 외환위기 직후 정부.기업.금융회사의 구조조정 일감을 휩쓸었고 김씨의 '거미줄 인맥'은 구조조정 관련 분야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했다.

아서앤더슨은 2001년 예금보험공사가 주관한 대한.국제.리젠트화재 매각 등 구조조정 일감을 싹쓸이했다. 당시 예보 전무는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씨였는데 그의 동생이 같은 기간 아서앤더슨 고문으로 있었다. 아서앤더슨이 문을 닫은 뒤에 김씨가 차린 인베스투스 글로벌도 굵직한 국내 구조조정 일감을 줄줄이 따냈다.

◆ 론스타 매각 등 관련자=기아자동차 자회사 재직시절 김씨와 인연을 맺은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현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김씨와 몇 차례 여럿이 함께 밥을 먹은 적은 있지만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컨설팅을 받거나 따로 만난 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법률자문을 했던 김&장 전홍렬 전 고문(현 금감원 부원장) 역시 "김씨를 2004년께 처음 알았다"며 외환은행 매각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김씨는 이처럼 다양한 '안면'을 활용해 사업을 따내는 수단으로 삼아온 것으로 보인다.

김동호.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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