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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미친개’ 논평에 경찰 출신 표창원 “사과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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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중앙포토]

경찰대를 나와 교수로 재직했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논란이 된 자유한국당의 ‘미친개’ 논평에 대해 “늦기 전에 사과하라”고 밝혔다.

표 의원은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만약 미국이나 일본에서 검찰과 법원을 거쳐 발부된 영장을 문제 삼아 수사 및 영장 신청한 경찰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라며 “영국이나 유럽, 캐나다 역시 마찬가지다. 더 늦기 전에 사과하십시오”라고 밝혔다.

그는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용기 있는 사과가 옳다. 법과 원칙이 당신들의 자존심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당신들’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울산지방경찰청이 울산시청 비서실을 압수수색하자 한국당이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등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한 데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경찰 내부게시판과 SNS에는 비난 발언의 장본인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장제원 수석대변인 등을 규탄하는 글과 항의 피켓 인증샷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돼지 눈으로 보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뜻의 한문 경구 ‘시안견유시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을 쓴 항의 피켓 인증샷은 이날까지 참여 인원이 3000여명에 달했다.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수색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광견병 걸린 미친개' 등 발언으로 경찰을 비난하자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25일 서울의 한 지구대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찰 제공=연합뉴스]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수색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광견병 걸린 미친개' 등 발언으로 경찰을 비난하자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25일 서울의 한 지구대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찰 제공=연합뉴스]

서울의 한 지구대는 입구에 해당 문구를 쓴 현수막을 내걸었고, 부산 사상구에 있는 장제원 의원 사무실 앞에서는 전국 경찰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 회장인 류근창 경위가 장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한국당도 지지 않고 경찰을 상대로 ‘정치공작 게이트’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은 말꼬투리를 잡아 경찰 전체를 모욕했다며 침소봉대를 일삼는 세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장 수석대변인이 지목한 대상은 일부 정치경찰에 한정돼 있음에도 경찰 조직 자체가 모욕을 당했다며 조직적 행동을 구사하는 것은 정권의 사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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