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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튼, 트럼프 애청하는 폭스뉴스서 소감 “중요한 건 이제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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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연합뉴스]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연합뉴스]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신임보좌관이 22일(현지시간) ‘트위터 지명’ 1시간 만에 TV에 얼굴을 드러냈다. 그는 애초엔 뉴스 해설자(Commentator)로 초대됐지만 직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NSC 보좌관 지명 사실을 밝히면서 뉴스의 당사자가 됐다.

11년째 폭스 해설…트럼프 '트위터 지명' 직후도 출연 #"그간 한 말은 지나간 일" 북한 등 질문에 즉답 피해

볼튼은 이 자리에서 “오늘 오후에 발표가 있을 거라곤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국가를 위해, 특히 국제적으로 이 같은 시점에 봉사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의 경질 배경으로 꼽히는 NSC 메모 유출 사태에 대해선 “외교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강’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북 선제공격 불가피론을 펼친 바 있는 볼튼은 대표적인 매파이자 대북 초강경파로 꼽히지만 이날 북한과 이란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동안 나의 경력을 거쳐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글과 논평을 썼는지 기억 못 할 정도이고, 인터뷰도 무수하게 했다"면서도 "내가 그동안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던 것들은 이제 다 지나간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하는 말과 내가 그에게 하는 조언"일 거라고 했다. 비록 '행정부 밖'에선 거친 말을 쏟아냈지만 현실 외교 안에선 타협과 조율을 해야 할 직책임을 자각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자신의 역할은 "정직한 중개인"(honest broker)이라며 "NSC 보좌관은 대통령에게 폭넓은 옵션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은 보좌관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새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존 볼튼 전 유엔대사가 폭스뉴스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폭스뉴스 캡처]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새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존 볼튼 전 유엔대사가 폭스뉴스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폭스뉴스 캡처]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이로써 볼튼은 지난 8일 간 대통령 주변에 포진하게 된 세 번째 TV 명사가 됐다”고 썼다.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볼튼은 2007년부터 폭스뉴스의 해설자로 활약해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래리 커들로 CNBC 해설자를 새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지명했고, 폭스뉴스에 출연해 로버트 뮬러 특검팀을 집요하게 비난했던 전직 연방검사 조지프 디제노바를 특검 대응 변호팀에 합류시켰다.

특히 폭스채널 출신 인사들의 백악관 활약은 눈에 띌 정도다. 대표적으로 ‘폭스 앤 프렌즈’ 앵커 출신인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최근 경질된 스티브 골드스타인을 대신해 국무부 차관 대행을 겸하고 있다. ‘폭스 앤 프렌즈’ 주말편 공동진행을 했던 피트 헤그세스 전 자유재향군인회장이 보훈처장관으로 거론된다는 설도 있다. NYT는 폭스 뉴스의 유명 진행자였던 에릭 볼링도 트럼프의 인사 명단에 올라 있다는 설이 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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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를 애청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폭스가 최고로 정확하다” “이제는 CNN 따위 안 본다” 등의 말도 서슴지 않았다. 취임 후에도 편애가 변치 않아서 취임 후 100일 동안 특정 매체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총 13회)의 절반(6회)을 폭스뉴스와 했다. 폭스뉴스는 22일 볼튼 신임보좌관이 이날부터 더 이상 자사 해설자를 맡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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