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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카운트다운 100일|"한국이미지 우리가 심는다"|봉사자들 뒷바라지 각오 단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서울올림픽의 성공은 바로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서울올림픽 개막을 1백일 앞두고 각국 선수단을 뒷바라지할 자원봉사자들은 어느 국가대표선수 못지않게 단단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서울올림픽 자원봉사요원은 모두 2만6천3명으로 대회운영요원 4만4천9백34명의 57.8%에 이른다.
실제 확보된 인원은 이보다 조금 많은 2만7천4백58명으로 이중 대학·대학원생 43%, 고교생 16%, 중학생 1%등 학생이 전체의 60%인 1만6천5백35명.
이밖에 직장인 4천4백43명(16%), 주부1천3백52명(5%), 자영업7백67명 (3%), 기타3천9백38명(14%), 교포·외국인4백23명(2%)등으로 다양한 연령·계층에서 골고루 참여하고 있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선수촌·경기장·행사장·본부호텔등에 배치되어 컴퓨터처리·통역으로부터 화장실청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을 하게된다.
올림픽급식단의 일원인 강무근씨 (43·롯데호텔조리과장)는「일생에 한번있을까 말까한 국가대사」를 생각하면 요즘 밤잠이 안올 정도라고 한다.
30년 가까운 조리사생활을 통해 익힌 비장의 솜씨로도 불안해 낯선 동구권의 조리법을 배우기위해 헝가리조리사 3명을 초청, 특별교육을 받고있다.
언어지원단소속의 이우순씨(59)가 맡은 일은 개폐회식장에서 외국인들에게 지정좌석을 안내해주는것.
올들어 두차례에 걸쳐 교육을 받은 이씨는 지난86년 아시안게임 기간중에도 일본어통역요원으로 활약했지만 막상 올림픽을 치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놓는다.
전국주부교실중앙회 회원 김선옥씨(54)는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기간중에도 숙소·화장실청소를 맡았다.
자원봉사자중 최고령자는 올해77세인 유준상옹.
일본명치대상과를 졸업하고 보인상고에서 상업교사로 재직중·정년퇴직한 유옹은 『어릴적 꿈이 외교관이었는데 일어·영어통역을 맡게돼 민간외교를 펼칠수 있게됐다』며 노익장을 과시.
만12세로 최연소자인 박상용군 (건국중 1)은 테니스경기 볼보이로 서울올림픽에 당당히(?)참가하는 행운을 얻었다.
학교테니스선수이기도한 박군은『TV로만 보던 외국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직접 보게돼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자원봉사자는 아니지만 서울올림픽경비단소속으로 주요시설경비를 맡게된 서의돈의경(23·숭전대 3년휴학)은『중대원 대부분이 소형카세트를 구입해 영어회화를 공부하소 있다』고 말한다.
대회기간중 각국선수단은 스스로 한국을 대표하겠다고 나선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전체한국인의 이미지를 결정짓게된다.
동구권미수교국들이 대거 참가하는 이번대회에서는 이들의 역할이 외교적인 면에서도 큰 영향을 줄것이 틀림없다. <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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