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증시 기복에 흔들림 적은 펀드, 장기·분산 투자 효과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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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적립식 플랜
코스피 지수가 지난 3개월간 상승과 폭락을 오가고 있다. 2600포인트 고점을 찍고 2300선까지 급락했다가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변동성이 큰 장세로 투자자의 고민이 깊어간다. 지금 투자하자니 위험성이 클 것 같고 안전자산에 투자하자니 기대수익률이 낮을 것 같아서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라면 시장 변동성과 관계없이 꾸준히 납입하는 적립식 투자를 눈여겨보자. 과거와 달리 장기 투자, 분산 투자 등 새로운 전략으로 옷을 갈아입은 적립식 투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즘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최근 이 같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가 많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은 장기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초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2016년 이후 뚜렷한 조정이 없었던 탓에 투자자는 작은 지수 움직임에도 크게 동요한다. 달러나 엔화 등 안전자산 투자로 갈아타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상황엔 안전자산 투자만이 해답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예금 금리가 최고 17%에 달했다. 10년 전에는 6% 수준이어서 안전자산에 투자해도 큰 무리가 없었다. 요즘 예금 금리는 2%가 채 안 된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를 따져보면 마이너스 금리나 다름없다. 저금리 시대에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다간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얻기 힘든 이유다.

한국투자증권 신상품 브랜드 론칭

그렇다면 요즘 같은 변동성 장세에는 어떤 투자 전략이 필요할까. 답은 ‘적립식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 적립식 투자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표적 자산 증식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많은 적립식 투자자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손실을 경험한 후부터 투자가 주춤한 상태다. 또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경제 5국)로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 충격 발생에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리밸런싱(자산 편입 비중 재조정)을 통한 수익률 관리도 소홀했다. 이 때문에 적립식 펀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투자자가 대거 빠져나갔다.

한국투자증권은 적립식 투자에 대한 접근 방법을 달리한 신상품을 선보였다. 지난달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 및 적립식 투자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Start Up) 적립식 플랜’ 브랜드를 론칭했다. 과거 잘못된 적립식 투자 행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적립식 투자를 시작한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적립식 투자를 할 때 ‘장기 투자’ ‘분산 투자’ ‘리밸런싱’ 전략을 강조한 상품이다.

적립식 상품에 투자할 땐 우선 장기 투자를 통해 매입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땐 거치식이 적립식보다 유리하지만 장기 투자일 때는 상승장만 고르기가 쉽지 않다. 특히 변동성이 클 땐 적극적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 꾸준히 불입해 매입 단가를 낮추는 등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 수익률이 양호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단품에만 쏠림 투자를 하게 되면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단기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 처음부터 분산 투자해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사후 관리가 어려워 한 곳에만 투자해야 한다면 글로벌 분산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산시장의 트렌드는 계속 변화한다. 과거처럼 가입한 뒤 방치하는 상품 대신 적절한 리밸런싱을 통한 성과 관리가 가능한 상품을 골라야 한다.

투자 시점은 수익률에 큰 영향 없어

막상 적립식 상품에 관심을 가졌다가도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지 망설여진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 선뜻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아서다. 투자 타이밍이 고민이라면 오히려 적립식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장기간 적립식 상품에 투자할 때 매수 시점은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미국 S&P 500 적립식 투자를 대상으로 자체 시뮬레이션한 결과 금융위기 발생 전 지수가 높았던 2007년에 시작한 적립식 투자 수익률(11.2%)이 지수가 낮았던 2003년 시작했을 때(8.5%)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 코스피는 지수가 낮을 때 시작한 적립식 투자가 유리했으나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높을 때 투자를 시작했더라도 매입 단가를 낮추는 적립식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은 “개인 투자자는 상대적인 성과보다 절대적인 수익을 추구하므로 변동성이 커질 때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며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 기복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납입하는 적립식 투자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브랜드 론칭과 함께 적립식 투자 특성에 맞는 신상품 3개를 출시했다. ‘DB Start Up 글로벌4차산업 EMP펀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KB Start Up 액티브 아시아 EMP 펀드’는 한국·중국·인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 같은 성장성이 높은 신흥 아시아 국가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분산 투자한다. ‘한국투자 Start Up-G2 리서치랩’은 미국과 중국 대표 주식에 투자하는 랩 상품이다. 투자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와 적립식 리밸런싱 가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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