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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더비’ 빛낸 흥민·성용, A매치도 부탁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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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잉글랜드 FA컵에서 공을 다투고 있는 한국 축구의 열쇠 손흥민(왼쪽)과 기성용. [AP=연합뉴스]

잉글랜드 FA컵에서 공을 다투고 있는 한국 축구의 열쇠 손흥민(왼쪽)과 기성용. [AP=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준비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 핵심 멤버들이 중요한 모의고사를 앞두고 소속팀에서 치열한 실전 테스트를 치렀다.

FA컵 8강전서 풀타임 맞대결 #유럽 원정 나선 대표팀에 합류 #고질적 수비 불안 어떻게 풀까 #전북 포백을 통째로 대표팀에

대표팀의 두 축인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영국에서 열린 ‘코리안 더비’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17일 영국 스완지에서 열린 토트넘과 스완지시티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에 선발 출장한 두 선수는 나란히 풀타임 활약했다. 전반 두 골, 후반 한 골을 넣은 토트넘이 3-0으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왔다. 공격-미드필드-수비 3선의 간격을 바짝 좁히고 밀집 대형으로 나선 스완지 선수들 사이를 헤치며, 재빠른 공간 침투와 슈팅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왼쪽 날개 공격수로 자리를 옮겨 드리블 돌파로 측면을 공략했다. 전반 22분 스완지 골망을 흔들고도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는 바람에 득점치 되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완벽한 트래핑으로 떨군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패스를 받을 당시의 위치가 스완지 수비진보다 미세하게 앞섰다는 판정이 내려지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와, 노련한 경기 운영과 정확한 침투 패스로 공수를 조율했다. 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하면서 일찍 무너진 탓에 주목받을 기회가 적었지만,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이 기대하는 조율 능력은 변함없이 보여줬다. 기성용은 AC밀란 이적을 앞두고 있다. 두 선수는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서 마주한 뒤 서로를 끌어안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마치 2006년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소속으로 맞대결을 펼쳤던 박지성과 이영표가 경기 중 손을 맞잡은 장면을 연상시키는 훈훈한 모습이었다.

손흥민과 기성용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 멤버이자 전술적 구심점이다. 대표팀에서도 소속팀에서와 마찬가지로 손흥민은 최전방 득점 사냥꾼 역할을, 기성용은 경기 전반을 이끌며 공격과 수비에 오가는 살림꾼 역할을 각각 맡고 있다. 영국 축구 전문매체 풋볼365는 이달 초 ‘역대 아시안 프리미어리거 톱10’에서 손흥민과 기성용을 각각 2위와 5위로 선정했다.

불안했던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진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전북 현대 수비진은 FC서울전에서 2-1로 승리하며 탄탄한 방어력을 과시했다.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두 골을 몰아쳐 경기 종료 직전 한 골을 만회한 서울에 승리했다. 전북 중앙수비수 김민재는 후반 4분 대표팀 동료 이재성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어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비록 무실점 경기는 실패했지만, 최근 세 경기 10실점의 부진을 털어버렸다.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의 수비 불안의 해결책으로 K리그 절대 강자 전북의 포백 수비라인을 대표팀에 통째로 이식하는 고육책을 꺼냈다. ‘전차군단’ 독일이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라인을 대표팀에 그대로 가져와, 월드컵 등 국제무대에 활용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전북의 왼쪽 풀백 김진수와 중앙수비 듀오 홍정호-김민재는 물론, 오른쪽에서 주전 경쟁 중인 이용, 최철순까지 한꺼번에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전북 수비진의 조직력이 대표팀의 수비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신 감독은 기대하고 있다.

대표팀은 19일 소집해 곧바로 출국한다. 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와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을 치르기 위해서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선정하기 전에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점검할 부분이 적지 않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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