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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소리 낼 수 있어”…예술인노조 ‘미투’ 지지 집회

중앙일보

입력

18일 공연예술인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18일 공연예술인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연극인들이 ‘미투’(#Me Too) 운동 지지와 연극계 성폭력 사태를 반성하는 목소리를 냈다.

18일 오후 1시쯤 ‘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공연예술인노조)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연극인 궐기대회를 열었다. 공연예술인노조은 지난해 3월 연극인 120여 명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 관계자 등 5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18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평등문화를 위한 연극인 궐기대회' 집회 모습. 최정동 기자

18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평등문화를 위한 연극인 궐기대회' 집회 모습. 최정동 기자

참가자들은 “함께 하겠습니다” “바꿔가겠습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학로 일대를 행진했다. 손에는 ‘권위적·위계 폭력 반대’ ‘우리 스스로 자정의 약속’이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행진 때 호루라기를 불기도 했다. 연극계에 경종을 울린다는 의미였다.

18일 열린 연극인 궐기대회의 한 참가자가 '권위적·위계 폭력반대'라고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최정동 기자

18일 열린 연극인 궐기대회의 한 참가자가 '권위적·위계 폭력반대'라고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이날 공연예술인노조 관계자는 “동료·후배가 힘들어할 때 도와주지 못 하고 방관하고 외면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 공연예술계를 약육강식이 아닌 평등한 분위기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연극인 궐기대회 참가자들이 '평등문화 정착!!'이라고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최정동 기자

18일 연극인 궐기대회 참가자들이 '평등문화 정착!!'이라고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최정동 기자

네 살 딸을 데리고 집회에 참가한 이모(37)씨는 “근처에 왔다가 ‘미투’ 지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에게 “나쁜 사람들이 언니들을 괴롭혀서 이렇게 행진한다”고 설명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내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연극협회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12일 문체부가 운영을 시작한 ‘문화예술계 성폭력 특별 신고상담센터’에 대해서는 “그 동안 정부 추진 사업은 관료 중심적으로 운영돼 실제 당사자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며 “이번에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연극인 궐기대회에서 넋전춤(넋을 기리는 춤) 전문가 양혜경씨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18일 연극인 궐기대회에서 넋전춤(넋을 기리는 춤) 전문가 양혜경씨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이 날 집회에는 성폭력 반대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모임 회원도 참가했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한 회원은 “고 조민기씨 사건 피해자에 대해 ‘꽃뱀이다’ 등의 2차 가해가 있다. 이를 중단 해달라”고 말했다. 넋전춤(넋을 기리는 춤) 전문가 양혜경 씨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넋전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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