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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피플] 이스라엘 차기 총리 유력한 올메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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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예루살렘의 일부를 내주더라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국경을 확정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에후드 올메르트(60.사진) 총리대행이 28일 총선에 맞춰 내놓은 공약이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보수파가 절대 양보하지 않으려는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그는 '유대 국가의 수호'라는 이념 대신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통한 중동평화 실현이라는 현실론을 택했다.

'유대인의 나라'를 열렬히 염원한 시온주의자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국부 다비드 벤구리온을 흉내 내며 자란 보수파 정치인이 이제 평화와 공존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올메르트는 28세의 나이에 최연소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이 된 뒤 30여 년을 정부와 정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정치인이다. 이번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카디마당이 승리할 경우 보수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 철수작업을 강행할 전망이다.

지킬 것은 지키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을 이젠 끝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스라엘인 상당수는 강력한 지도력을 가진 지도자가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을 어떤 식으로든 끝내길 원하고 있다.

올메르트의 핵심 정책은 '일방적 분리안'이다. 이스라엘의 안보와 국익을 고려해 팔레스타인과의 국경선을 긋는 것이다. 1월 초 뇌출혈로 쓰러져 아직도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아리엘 샤론 총리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사실 지난해 8월 가자지구 유대인 정착촌 철수는 샤론과 올메르트의 합작품이었다. 두 사람은 가자지구 철수를 강력히 반대한 리쿠드당을 함께 떠나 신당 카디마당을 창당했다.

카디마당의 목표는 2010년까지 국경을 확정한다는 것이다. 4년 임기의 총리를 눈앞에 둔 올메르트의 목표이기도 하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변호사인 올메르트는 국경에 관한 한 이스라엘 최고의 전문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소유권 분쟁의 핵심인 예루살렘에서 10년간 시장을 맡았다. 법적 지식과 더불어 산업부.재무부 등 여러 부처 장관을 지내면서 국경지역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왔다.

올메르트는 병상에 있는 샤론 총리의 후광 속에서 강경파인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와 온건좌파인 노동당의 아미르 페레츠와 총리직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선거 전날인 27일에 이뤄진 한 여론조사는 카디마당이 크네세트 의석 120석 가운데 35석 전후를 차지해 제1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당과 리쿠드당은 20석 미만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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