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이란이 핵무기 개발하면 우리도 핵폭탄 갖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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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BS방송과 인터뷰 중인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 오른쪽은 진행자인 노라 오도넬. [CBS방송 캡처]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 중인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 오른쪽은 진행자인 노라 오도넬. [CBS방송 캡처]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우리는 핵무기 보유를 원하지 않지만, 이란이 핵폭탄을 개발한다면 우리도 가능한 한 빨리 같은 패를 내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CBS방송 인터뷰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 팽창 추구한 히틀러 같아”

무함마드 왕세자의 이런 발언은 미국 CBS방송 ‘60분(60 Minutes)’과의 인터뷰 나왔다. 왕세자의 영국 방문(7~9일) 전 녹화된 인터뷰는 오는 18일(현지시간) 방송될 예정이다.

CBS방송이 공개한 예고 영상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란에 대한 적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중동의 새로운 히틀러”라며 맹비난한 지난해 11월 발언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왕세자는 “그(하메네이)는 팽창을 원하는데, 이는 세력을 확장하려고 했던 히틀러와 매우 닮은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과 전 세계 국가들은 실제 일이 벌어질 때까지 히틀러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몰랐다”며 “나는 중동에서 그런 일이 재현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란은 사우디의 라이벌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란의 군사력은 이슬람권에서 상위 5위 안에  들지 못하고, 경제 규모에서도 사우디에 못미친다”면서다. 그는 “이란이 사우디를 감당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단언했다.

각각 이슬람 수니파·시아파 맹주인 사우디와 이란은 지역 패권을 놓고 오랫동안 다퉈왔다.
양국 사이 직접적인 무력 충돌은 없지만, 예멘과 시리아에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특히 최근엔 거침없이 세력을 확장하는 이란에 대한 사우디의 견제가 강화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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