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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굴 최재우-김지헌 영구제명...국제대회 중 음주 추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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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굴스키 국가대표 간판 최재우. [뉴스1]

모굴스키 국가대표 간판 최재우. [뉴스1]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메달권 입상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대표팀 간판 최재우(24·한국체대)가 대한스키협회로부터 영구제명됐다. 국제대회 기간 중 음주 상태로 폭행 및 추행을 저지른 혐의다.

스키협회 관계자는 "최재우와 모굴대표팀 동료 김지헌(23·GKL)이 지난 12일 협회가 개최한 스포츠공정위원회 결과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다. 스키 선수로서 두 사람의 자격은 즉각 정지됐으며 향후 선수와 지도자를 비롯해 스키와 관련한 어떤 일도 할 수 없다"고 1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 선수가 징계 결과에 불복할 경우 징계가 확정된 날로부터 일주일 안에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우와 김지헌이 영구제명 조치를 당한 건 지난 3일 일본 아키타현 다자와코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월드컵 경기 직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대표팀 동료 여자 선수들을 폭행 및 추행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스키협회 관계자는 "두 선수가 3일 경기를 마친 뒤 술을 마셨고, 숙소에 돌아가 여자 선수들에게 함께 술을 마시자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자 선수들이 이를 거부하자 폭행을 했고, 이 과정에서 추행도 있었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기간 중 레이스를 펼치는 김지헌.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기간 중 레이스를 펼치는 김지헌. [연합뉴스]

상황을 파악한 스키협회는 다음날로 예정된 두 선수의 경기 참가 일정을 취소하고 5일 귀국 조치했다. 이후 스키협회가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의 진술을 각각 청취해 상황을 파악했고, 이를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 12일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들에게 제공했다. 공정위원들은 두 선수가 음주, 폭행, 추행 등을 저질러 국제대회 기간 중 국가대표 선수단 운영 규정을 어긴 데다 동료 선수들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힌 점을 감안해 영구제명 조치를 내렸다.

최재우는 모굴 스키 간판으로 평창올림픽 기간 중 한국 설상(雪上)의 메달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2차 결선에서 점프 후 착지하다 넘어져 실격하며 12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김지헌은 평창올림픽 직전까지 예비엔트리에 머물러 대회 참가가 불투명했지만, 스위스 선수가 부상을 당하며 개막 사흘전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대회 최종 성적은 17위였다.

스키협회 관계자는 "최재우와 김지헌을 비롯해 피해를 입은 여자 선수들은 평창올림픽을 목표로 6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었다. 대표팀 동료를 넘어 가족처럼 지냈던 선수들"이라면서 "피해를 입은 여자 선수 중 한 명은 정신적인 충격이 커 전문가로부터 심리 상담까지 받았다. 피해자들이 귀국 직후 두 선수를 경찰에 고소한 상태라 향후 법적인 절차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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