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틸러슨과 의견 달라… 폼페이오와 마음 잘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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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적으로 경질한 것과 관련해 “틸러슨과 여러 사안에서 의견이 달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틸러슨 장관 경질을 발표한 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틸러슨 장관과 이것(국무장관 사임)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정말 사이가 좋았다”고 덕담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 시절에 체결된 이란 핵 합의를 예로 들며 “나는 이란과의 거래를 보면 끔찍하다고 생각하는데, 틸러슨은 괜찮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나는 그것을 깨거나 뭔가를 하고 싶었는데, 그는 약간 다르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반면 후임 국무장관에 지명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해서는 “엄청난 에너지와 지성을 갖고 있다”고 치켜세운 후, “우리는 항상 마음이 잘 맞고 좋았다. 그것이 내가 국무장관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처음부터 궁합이 잘 맞았고 매우 비슷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며 “나는 폼페이오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잘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정권 초부터 북핵 문제를 비롯해 주이스라엘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이란 핵 합의 등 주요 외교 사안마다 사사건건 충돌해 불화설과 경질설이 끊이지 않았다.

틸러슨 장관이 지난해 7월 미국의 핵 능력 강화를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멍청이’(moron)이라고 비난한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큐 테스트를 해보자”고 맞불을 놓았다.

특히 지난해 9월 틸러슨 장관이 중국 방문 도중 북핵 문제를 놓고 “북한과 대화할 수 있고 대화한다”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 낭비’라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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